“번아웃(Burnout)이었다. 회사에서의 내 모습은.”
세상의 속도에 맞춰 잘 달려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달릴 힘과 의지를 잃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의 ‘열정’이라는 땔감을 모두 소진한 것이었다. 그래서였다. 가족과 회사가 걱정되기도 했고, 확실히 뭔가 얻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불안하기도 했지만 떠나야만 했다. 나로서 행복한 나를 찾기 위해 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찾기 위해 걸어간 그 길을, 나도 걸어보기로 했다.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해가 있다. 나에게는 2016년이 그랬다. 회사에서는 진급이 누락되었고 가족 안에서도 이상하게도 소외감이 들었다. 분명 나는 이 가족인데, 가족 안에 내가 있나 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몸과 나이는 어른이지만, 자아는 되려 작아진 느낌.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나의 마음에 꽂혀왔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한 2천 킬로의 여정. 90일이 소요되는 그 길을 걷기 위해 처음에는 회사를 그만두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지만 부서원들의 배려로, 근속 휴가와 연차와 설 연휴까지 끼고 총 35일의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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