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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Sep 20. 2023

친구 따라 강남 가자




우리는 흔히 친구라 하면 동갑내기를 말한다. 함께 학교를 다니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사회에 나와서도 동갑인걸 알게 되면 친근감이 느껴진다. 친해지기 전이라도 '친구'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에서 참된 우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 결국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어떤 친구를 만나는가는 삶의 풍요로움을 경험하는 일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 '친구'의 경계가 좀 더 명확하다고 한다. 나이가 같다고, 같은 반이라고, 그냥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란다. 그 정도는 그냥 '아는 사람'일까? 사전적 의미로 말하자면 가깝게 오래 사귄 사림이니 몇 번 이야기를 나눠보지도 않은, 깊지 않은 관계를 나이만 같다고 해서 친구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렇다면 나에게 친구는 누구일까?


어린 시절에 만난 친구는 아련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특별함이 있다.   내 인생에 뒤늦게 나타난 친구들과의 만남은 그것과 다른 놀라움이 있다. 림과 육아, 경력단절 같은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우정을 쌓아 왔는데 나이에 무관하다. 나는 그들을 모두 친구라 불렀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다. 한두 살의 나이 차는 사실 별로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때로는 나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어른스럽고 배울 점이 많다. 그들의 행동이, 삶이 나를 깨우치고, 바뀌게 한다. 그리고 어쩜 이리도 짤떡같이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 왜 이제야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서로 만나면 즐겁고 존재와 가치를 인정해 주고 하는 일마다 격려해 준다. 함께 글을 쓰는 문우들은 또 어떤가. 그 생각이 깊고, 글을 통해 소란하지 않게 잠잠히 서로 삶을 위로하고 다독인다.










평생교육원 개강을 앞둔 어느 월요일, 앞으로의 마음도 다질 겸 혼자 산책을 하러 나왔다가 무작정 전철을 탔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는 두려움과 부담감이 가슴을 압박했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지만 긴장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배움과 체험, 봉사활동까지 함께 하던 친구들도 하나 둘 취업을 하거나 이사, 개인적인 활동으로 바빠지고 나는 다시 혼자의 시간이 길어졌다. 한때 친구들과 필사를 함께 하고 쓸거리를 따라 움직이고 이사 간 친구의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함께 있다가 다시 혼자가 되는 일은 계속 혼자였던 것보다 더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갑자기 생긴 여유 시간이라 동행을 찾기가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너무나 멋진 공간에 도착했지만 함께 감탄하고 함께 즐길 친구가 없으니 뭔가 허전했다. 신기한 것을 보고 감탄하고 사진도 찍고 돌아오는 길엔 코끝에 남겨진 공간의 향기를 나눴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리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을 실천하고 다녔다.  진짜 강남도 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여기서 말하는 강남은 서울의 강남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 이 말은 고전 속담이다. 속담에서 말하는 강남은 봄이 되면 제비가 날아간다는 그 강남이고 중국의 양쯔강 아래의 지역을 말한다.

속담의 의미는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끌려서 할 때 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좋아서 따라 하고, 함께 하다 보니 더 좋은 일들이 생겼다.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서로 예쁘게 물들어 갔다. 지금은 각자의 삶이 바빠 여의치 않지만 시간을 내어 좋은 곳을 소개해 주고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싶다. 강남이 대수겠는가! 우주까지도 함께 가자.




친구라는 말이 참 좋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자기는 하고 싶지 않으나 남에게 끌려서 덩달아하게 됨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속담에 나오는 강남은 어디일까요?
서울의 한강 남쪽에 있는 강남일까요? 아닙니다.
여기에 나오는 강남은 중국의 양쯔강 남쪽 지방을 가리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의 강남도 마찬가지입니다.
밥에 넣어 먹거나 떡을 만들 때 소로 들어가는 강낭콩도 마찬가지로 원래 이름은 강남콩입니다.
중국 남쪽에서 온 것이라 하여 강낭콩으로 불리다가 점차 변해서 강낭콩이 되었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창의력 쏙쏙 지혜 톡톡 속담, 2014. 03. 20., 정글북, 최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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