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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명 Apr 23. 2022

우리의 NEXT LEVEL, 버추얼 인플루언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하여

2020년 일본 하라주쿠에 도시형 매장을 오픈한 북유럽 감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IKEA. 이케아 하라주쿠점에서는 다양한 시도로 많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중, 이케아 전시장에서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3일 동안 직접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벤트가 가장 눈에 띄었는데, 이 여성은 전시장 안에서 요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식물에 물을 주는 등 실제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람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실제로 매장 안에서 생활했다. 아무리 단기성 이벤트라고 해도 이런 공간에서 3일 동안 자신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은 실현 가능성 등 여러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만약 그 인물이 가상의 인간이라면?






Ikea x AWW, 이마(Imma)


사진 속의 이 인물은 일본의 가상 모델인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ver)' 이마(Imma)이다. 가상 모델 이마는 실제 사람이라고 착각할 만큼 리얼한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머리카락, 피부 표현, 눈동자 등의 외문뿐만이 아니라 표정, 포즈까지 모두 자연스럽다. 해당 마케팅 이벤트는 이마가 진짜 사람이 아니었던 덕분에 가능했다. 이케아의 쇼룸에 LED 스크린을 설치하여 화면과 실제 세계가 원활하게 섞이도록 LED 패널의 색온도까지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등 바깥 세계의 햇빛과 날씨에 반응하도록 설계하여 더욱 리얼함을 살릴 수 있었다. 이 마케팅 프로젝트는 3일 동안 설치되어 매일 11만 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방문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성공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사례는 이마뿐만이 아니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ver)'는 현재 글로벌 광고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국내 사례로는 대표적으로 '로지(ROZY)'를 이야기할 수 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X, 로지(Rozy)

로지는 '오로지'라는 뜻의 한글 이름으로 국내 기업인 싸이더스 스튜디오 X가 개발한 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나이는 22세, 매력적인 동양인 외모와 큰 키의 서구적 체형은 MZ세대가 선호하는 데이터를 반영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패션과 여행, 환경 이슈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로지는 업사이클링, 플라스틱 프리 등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팔로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한 라이프 TV 광고에 출연하며 화려한 춤 실력을 보여줬던 로지의 영상은 조회 수만 2,000만 뷰를 넘는다. 해당 광고를 시작으로 식품업계는 물론 뷰, 화장품 광고까지 섭렵한 로지는 최근 쉐보레 최초 전기자동차 '볼트 EUV'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으며 그 외 많은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 배경

현대에 이르러 많은 기술이 발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등장하여 앞선 사례들로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언제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을까?




1.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증대와 확장된 활동 영역

출처: 나스미디어, MedaKix


SNS의 유행과 함께 등장한 인플루언서는 본인의 채널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업과 협업하는 등 마케팅 활동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다. 적극적 상호작용을 통해 확보한 팔로워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그 효과에 대해 기업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2. SNS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콘텐츠 소비 활발

한국은 타 국가와 대비해서도 SNS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현재 다양한 SNS 플랫폼들이 대중화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인플루언서 활동이 활발한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자료를 확인해 보면 SNS 이용 목적에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주요하게 작용하며, 약 34%의 이용자가 인플루언서 콘텐츠 시청 후 제품 구매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출처: Statista, We Are Social & Hootsuite, 엠브레인, 나스미디어 'NPR 2021'






3. 새로운 유형, '버추얼 인플루언서' 전 세계적 인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플루언서 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덕분에 현실세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코로나19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가상 인플루언서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 먼저 시도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실재 인플루언서에 버금가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광고 모델로 등장하여 화제를 모았다.


출처: 나스미디어, KORTA, 인스타그램, 관련 기사


그 외에도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여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실재 인플루언서와 달리 마케팅 규모나 일정 등이 통제 가능하며, 브랜드에서 원하는 스토리대로 페르소나/내러티브 설정이 가능하다. 또는 존재 자체로 소비자가 새롭게 느끼며 흥미를 끌 수 있어 주목도 확보에도 용이하며,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체력적 제약 없이 활발하게 소통이 가능하다.






4. 메타버스 시장 확대

메타버스(Metaverse)는 지나가는 트렌드, 혹은 '찻잔 속의 태풍 아닌가?'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세컨드 라이프가 출시되자 모두 메타버스를 이야기했지만 사그라졌고, 2016년 포켓몬 GO의 등장으로 증강현실이 주목받으며 다시 한번 메타버스가 부상하다 다시 잠잠해졌다. 이후 2021년을 거쳐 다시 메타버스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으니 이번에도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질문은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크게 3가지 이슈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메타버스는 게임을 넘어서 경제로 (Beyond Game, Toward Economy)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 적용 범위가 기존 게임, 생활·소통 서비스를 넘어, 업무(Work)로 확산 중이다. 이미 다수의 메타버스 업무(Work) 플랫폼이 존재하며, 비대면 시대에 맞아 급성장하고 있다.


둘째는 디지털 휴먼의 성장(Growing Digital Human)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567만 명, 페이스북 친구 수 1,440만 명, 유튜브 구독자 수 230만 명으로 게시물당 수입이 원화 기준 약 1,200∼2,000만 원에 이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브라질 최대 유통기업 ‘매거진 루이자(Magazine Luiza)’가 만든 가상 인간(Virtual human) ‘루 두 마갈루(Lu du Magalu)’다. 마케팅 분석 기업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순위를 1위부터 15위까지 공개했는데 루 두 마 갈루가 1위를 차지했다.


세 번째는 메타버스와 NFT와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어인 NFT는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용자 창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UGC)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 여한다. 메타버스 사용자는 NFT를 활용해 자신의 디지털 창작물을 상품화하여, 이를 암호화폐 등 대가를 받고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창작 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다. 최근 NFT는 다양한 분야와 접목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플랫폼, 기술혁신, 투자 관점에서 비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가 일하는 경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디지털 휴먼의 성장을 촉진하고, 새로운 디지털 소유 방식인 NFT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이 될지 모르지만 이 모든 역량이 사라지지 않고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물론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할 순 없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개념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 그들에 대한 법적 제도가 제대로 마련이 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하여금 여러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인도의 경우 광고 산업 자율 규제 조직(The Advertising Standards Council of India (ASCI))에서 2021년 7월 ‘인플루언서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광고’라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버추얼 인플루언서 또는 이를 만든 기업이 소비자에게 살아있는 인간이 아님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이는 전 세계 최초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사례다.


또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유형에 '젊은 여성'의 형태가 많은 만큼 이것이 또 다른 성 상품화가 아니냐는 측면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성적 대상화나 2차 가해도 큰 문제다. 그 외로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느끼는 사람들이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미래에 자기 주체성을 가지게 된다면 그를 한 인격으로 대우해줄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 문제를 차치하고 2022년 현재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수익성과 시장성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 인플루언서 마케팅 집행 비용은 150달러로 2019년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며 그중 상당 부분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는 오히려 실재 인플루언서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더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고, 주 소비층은 1834세대로 향후 영타깃 참여 유도 콘텐츠 및 마케팅 도구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우리에게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 자료: 관련 기사, 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나스미디어 TREND & ISSUE REPORT 2021.08,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기술과 혁신,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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