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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Dec 16. 2022

낯선이 와 대화를 잘 시작하시는 편인가요?

하루에 하나씩 씨앗을 뿌려놓기

경단녀 미술작가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막막하지만 그림그리는 일 이 외에 하루에 30분을 사용해서 여기에 관련된 사소한 일들을 하나씩 해가려고 해요.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 하기 싫어하는 관성의 힘이 너무 강해요. 

액션을 잘 못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이지요. 


지난 몇 달 동안 생각만 하고 나도 모르게 핑계 대며 피해왔던 리서치나 근처 미술작가들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들을 조금씩 알아봤어요. 


공유 스튜디오를 알아봤어요.

 작가들 사이에서 함께 작업할 때랑 혼자 덩그러니 있을 때와는 작업을 하는 속도와 힘이 다르더라고요.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어요. 그 스튜디오 커뮤니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는데 오픈 스튜디오, 전시회 같은 걸 한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잠깐의 리서치와 또 인스타그램 팔로운 한 것이 이렇게 연결이 되었어요. 무엇이든 하찮은 작은 일이라도 하길 잘했어요.  


해오던 일이 아니고, 보상이 눈에 바로 보이지 않고, 맞게 하는지 확신이 없을 때 나를 일으켜 움직이기가 제일 어려워요.  앞으로도 매일 30분 동안의 작은 리서치 활동으로 이런 연결의 씨앗을 많이 뿌릴 거예요. 


지난 주말 전시회 날은 이곳 날씨 답지 않게 비가 억수같이 내렸어요. 다운타운 산호세에 퍼레이드 행사를 한다고 길을 막아서 정말 힘들게 돌고 돌아 찾아갔어요. 중간에 그냥 집에 갈까 여러 번 고민했어요. 주차자리도 없어서 멀리 주차를 하고 비를 맞으며 스튜디오로 들어갔는데 작업실마다 작가들이 있어서 부담스러워 일일이 다 들어가기 망설여졌어요. 한두 군데 들어간 곳에서는 대화를 피할 수 없었어요. 대화를 하면 나쁘지는 않아요. 그 작가는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어떻게 작업실을 구했는지 등등 정말 궁금하거든요. 하지만 그 처음 어색한 첫 순간들을 깨는 게 힘들어서 피하나 모르겠어요. 


비행기를 타면 옆에 앉은 사람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요. 다른 사람이 먼저 말을 걸면 재미있는 대화를 이어 나가요. 하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집으로 돌아가는 군인, 글 작가. 딸네 집에 아기 봐주러 가는 노부부들 비행기에서 스친 인연들이 뚜렷이 기억나네요. 내 주위에 없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왜 낯선이와 먼저 대화를 못하는 걸까요? 


오픈 스튜디오 전시에서 몇몇 작가들과 어떻게 작업실을 구했는지 물어보고 이야기했어요. 어디서 작업실을 구했는지 들었어요. 한 사람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공간이 아니고 작업실마다 주인이 달랐어요. 몇 명과 대화를 나누다 나중에는 이 짓도 힘들다고 생각하고 눈 맞춤을 요리조리 피하며 나머지 전시를 봤어요. 


왜 적극적으로 말을 걸고 대화하면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했을까요? 

내가 말을 걸었을 때 퉁명하게 반응하거나 나와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게 아닐지 걱정을 했을까요? 

그들의 정보와 맞바꿔줄 가치 있는 정보를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서 미안했을까요?

작품이 팔리기를 기대하는 작가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까요? 

 

나라는 사람은 적극적이고 외향적이기도 하고 내성적이기도 해요.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지요. 

내 안에 형성된 어떤 경험이나 성격이 저항을 만들어냈을까요? 힘들게 전시를 보고 대화하고 왔지만 그만큼 한 것에 칭찬을 해주려고 해요. 다음번에는 내 안에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나의 페르소나를 끄집어내어 변신을 하고 들어가서 많은 정보도 주고받고 좋은 인연 만들어 올 거예요. 이유도 모르고 형성된 성격과 행동 그리고 저항에 막혀 하려는 일에 방해되지 않게 할 거예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나로 만들어 가보려고 해요. 

 


궁금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려나갑니다. 미스 큐어리어스, 미스큐 인스타그램에 놀러오세요. 

https://www.instagram.com/p/CgKvRrCvtCo/?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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