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 내 마음대로
감정 자기 조절은 특정한 감정을 결코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들을 잘 다루는 데 매우 노련해지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해로운 생각이나 감정의 생성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떠나보내거나 내려놓을 힘은 갖고 있으며 고도로 훈련된 마음은 그것이 생성되는 순간 바로 게워낼 수 있다고 했다.
석가모니는 이런 마음상태를 물 위에 글씨는 쓰는 것과 같다는 아주 아름다운 비유로 표현했다. 깨달은 마음에 불건전한 생각이나 감정이 고개를 쳐드는 것은 마치 물 위에 글씨는 쓰는 것 같아 쓰이는 순간 이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간디는 화내지 않았지만 불의와 싸우거나 대규모 행진을 주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 화가 나지만 화를 내진 않을 수 있다. 나는 태생적으로 화를 잘 내지 못한다. 화를 안내는 게 아니라 못 내는 것이다. 화를 내면 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화가 나지만 화를 내지 못하고 참다 보니 안에 쌓이게 된다. 그렇게 쌓인 분노의 감정이 간혹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의 상태-꿈을 통해-즉 잠꼬대로 나타나곤 한다. 잠꼬대로 심한 욕설과 저주를 퍼 붓기도 한다. 아무리 상담심리를 공부했다 하더라도 타고난 기질은 쉽게 바뀌질 않는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심리학에서는 적절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상대에게 화를 내지 않더라도 화가 났다는 나의 감정상태를 말할 수는 있다.
분노가 넘치는 사회다. '묻지 마 폭행'이 난무하고 범죄 가해자들의 신상 털기나 사적제재가 가해진다. 분노와 폭력에 대해 또 다른 분노와 폭력이 가해진다. 감정조절이 안되고 있는 사회이다.
나처럼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그저 타고난 성향일 수도 있고, 모두에게 좋은 평판을 바라는 일종의 착한 사람 콤플렉스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더 나아가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발현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