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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Aug 28. 2021

베프의 임신 소식

휴직 485일째, 민성이 D+734

'빨주노초파남보, 어때요? 정말 예쁘죠?' / 2021.8.27. 우리 집


가장 친한 친구 부부의 임신 소식을 들었다. 최근에 들은 것 중 가장 기쁜 소식이다. 워낙 가까운 사이라, 민성이와 비슷한 시기에 애를 낳아 같이 키우면 좋겠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이들이다.


결국 민성이와는 세 살 터울이 나게 됐지만, 그래도 너무 잘됐다. 민성이가 생기기 전, 우리는 주말마다 만나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보드게임을 하곤 했다. 부부 동반 여행도 자주 갔다. 


민성이를 낳고 나선 쉽지 않았다. 멀어졌다기보단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내와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민성이를 먹이고 재우는데 쓰는 것만도 벅찼다. 보드게임이라니, 아내 말대로 정말 '전생'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결국 애 있는 집은 애 있는 집과 만나게 된다. 한두 번은 애 없는 부부와도 만날 수 있지만, 만남을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다. 애가 있는 집은 있는 집대로, 없는 집은 없는 집대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드디어 꿈에 그리던 3 대 3 미팅이 가능해졌다. 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진심으로 기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친구가 걱정되기도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울 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그렇다. 임신 중일 땐 임신 중이라서 힘들고, 아이가 신생아일 때는 신생아라서 힘들다. 조금 더 커도 마찬가지다. 


부부 대화방에서 아내는 그들에게 날 많이 부르라고 했다. 아이를 잘 달래준다면서. 민성이 신생아 때, 아이가 울면 그를 안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며 온 집안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때는 그게 꽤 잘 먹혔다.


그 모습은 흡사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체 운동, '런지' 자세와 비슷했는데, 아내는 내 친구가 아이를 낳으면 그 노하우를 전수해주라고 웃으며 얘기하곤 했다. 마침내 전수해줄 때가 됐다.


축하 통화를 하다 친구가 내일 블로그에 자기 이야기를 쓸 거냐고 묻기에, 내가 그렇게 쓸 게 없을 것 같냐고 호언장담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친구야, 아이를 키우는 생각 이상으로 힘든 일이지만, 생각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기도 하단다. 그러니 힘내렴.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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