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da Jun 28. 2023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하여

⌜인공지능의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를 읽고

나 90년대생.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아날로그 감성 낭자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세대이자, 현재의 5G 라이프 스타일에 완벽히 적응한 세대. 그 시절부터 현시점까지의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현실의 모든 것이 핸드폰으로 옮겨졌다'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유형의 쇼핑, 영화 또는 드라마 보기, 은행업무, 책 빌려 읽기, 음식 주문, 법률상담, 심지어는 친구를 만들고, 연애를 하는 것까지. (혹시나 빠진 서비스가 있다면, 이미 누군가가 귀신같이 찾아서 모바일앱을 만들고 있으리라) 이러한 변화를 겪은 우리의 일상은 핸드폰만 있다면 할 수 없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핸드폰을 놓을 수 없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은 슬슬 알 수 없는 피로감이 느껴졌다. 매일매일 사각 화면을 쳐다보며 사는 일상이 지겨워진 것이다. 그런 마음이 들면 좀 핸드폰을 내려놓을 법도 한데, 언제나처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누르고 감흥 없이 스크롤을 내리는 것을 반복한다. '혹시 나도 핸드폰 중독 아니야?' 의심하면서.

왜 피곤할까? 언제, 어디서나, 내가 궁금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매일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유연하고 가성비 있는 세상에 사는데. 왜 그저 즐겁고 멋지지 않은 걸까.


이 책은 내가 느끼는 '알 수 없는 피로감'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주는 책이다.

- 그저 똑똑한 줄만 알았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개인의 편향을 강조하는 암(暗)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개인화된 정보 공급은 공유된 경험 및 집단 기억을 형성할 기회를 앗아간다.

- 또한 누구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며 자신을 알릴 수 있게 되었지만, 스스로를 완벽하게 편집하는 과시경쟁을 낳았다. 행복과 아름다움을 강조되고, 두려움, 의심, 취약성을 제외한 타인의 "완벽한"온라인 정체성은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했다.

- 쏟아지는 정보와 콘텐츠들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할 줄 알았지만, 사실은 무엇이 더 가치 있고 없는지 판단하기 어렵게 하며, 결국은 무관심하게 한다.

이와 같은 비판을 통해 우리가 트렌디하다며 열광했던 새로운 기술들이 사실은 중요한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음을 짚어낸다.


나는 변화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나에게 당장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줄뿐더러,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는 기술은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기만으로도 벅찼기에. (모두가 달리는 무리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후퇴가 된다)

이 책은 모든 변화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과거의 것을 고집하느라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변화에 휩쓸려 중요한 것의 가치를 잊는 것 또한 슬픈 일이다. 이 책을 통해 기술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