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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Aug 16. 2024

사카이미나토의 맑은 아침,요괴의 바람을 따라

게게게의 기타로

사카이미나토에 도착했을 때, 오래전 꿈에서 본 듯한 정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곳은 바다의 소금기와 바람이 어우러져 맑고 투명한 공기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요괴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 작은 항구 도시는 미즈키 시게루의 ‘게게게의 기타로’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기타로와 그 친구들이 거리 곳곳에 숨어 있어,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거리는 요괴들로 가득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결코 두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익살스럽고, 때로는 사랑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고, 그들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사카이미나토의 바다는 잔잔했고, 그 위로 펼쳐진 하늘은 맑고 푸르렀습니다. 그 하늘 아래, 낚시배들이 유유히 떠 있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온함을 선사했습니다. 항구 근처에 위치한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요괴들이 숨 쉬는 공간입니다. 그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마치 기타로의 모험을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가게들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인심과 함께, 사카이미나토 사람들은 언제나 친절했습니다. 그들은 요괴와 함께 살아가며, 자연과 더불어 맑은 마음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게 됩니다.

사카이미나토는 요괴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느낀 맑은 감정은, 세상의 소란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순수함을 되찾아줍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타로와 함께 걷는 이 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요괴들과 함께한 하루, 그들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살아 숨 쉬는 동화의 한 페이지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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