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Jul 16. 2024

김언 시인과 함께하는 詩창작 클래스(두 번째 수업후기)

내 마음이 무슨 마음일까요? 마음 하나면 충분한 詩쓰기

김언 시인과 함께하는 시창작 클래스 두 번째 수업은 첫 번째 수업시간에 내주신 '시적인 글쓰기' 과제를 피드백받는 시간이었다. 총 15명의 수강생 중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전원 과제를 제출해서 강사님도 많이 당황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누군가 한두 명은 수업도 빠지고, 과제도 제출하지 않겠지 생각하셨다는데 수강생 모두가 과제도 제출하고 수업도 빠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시적은 글쓰기로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장소나 사물을 정해서 써보라고 내어주신 과제를 일주일 동안 고민하면서 난 무엇으로 써야 하나 대략 난감했었다. 인상 깊은 장소나 사물이 무엇일지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갔고 과제 제출일인 수요일을 코앞에 두고 월요일 저녁 '일기장'을 선택했다. 그리고 일기장을 떠올리며 생각나는 것들을 끄적였고 퇴고 한 번을 하고 강사님의 E-mail로 전송하였다. 


열다섯 명이 제출한 과제를 출력해서 책자형태로 투명파일에 넣어서 준비해 주셨다. 내가 쓴 글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읽는다고 생각하니 많이 민망해지기도 했다. 2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6분의 과제를 함께 읽어보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나누고, 강사님이 직접 코멘트를 해주셨다. 


첫 번째로 함께 읽은 시는 '검은 개'라는 제목으로 인도 여행 중에 골목에서 눈을 뜨고 죽은 개를 직접 목격하고 눈을 감겨준 일화를 떠올리며 쓴 시였다. 시는 있는 그대로 내가 본 것을 자연스럽게 시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좋으며 시를 읽는 독자가 시를 읽고 나서 그 장면이 그려지면 더욱 좋은 시라고 시인님이 강조하셨다. 인도의 지명을 직접 시에 넣어서 써줘도 좋다는 피드백도 해주셨다. 


두 번째로는 '나의 젊음을 먹고 자라는 아이야'라는 시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를 떠올리며 쓴 시였는데 구체적인 일화가 드러나게 시를 쓰는 것도 좋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가령 사춘기 자녀와 일어났던 일화를 생각해서 2~3가지 장면이 그려지게 시를 적어보라는 것이었다. 


세 번째로는 '복숭아가 먹고 싶었을 뿐인데'라는 제목으로 세상과 기성세대가 20대 청춘인 화자에게 요구하는 것들에 대한 불편함 그리고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야기를 깜찍하게 쓴 시였다. 개인적으로는 표현이나 반복적인 어구가 기억에 남았다. 


네 번째로는 '누가 교환 일기 가질래?'라는 제목으로 여자 두 명과 남자 한 명으로 이루어진 3명의 친구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교환일기에 빗대어서 쓴 조금은 독특한 시였다. 시를 쓴 분도 남자분이어서 더 의외였다. 사실 그대로를 긴장감 있게 강조하면서 수정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해주셨다. 


다섯 번째로는 '족보'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시를 쓰신 분도 있었다. 포스로는 시인처럼 보이는 남성분이었는데 많이 고민하면서 쓴 시라면서 행간의 일정한 호흡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시라고 시인님이 매우 칭찬해 주셨다. 


여섯 번째로는 수강생들 중에서 최고령이신 60대 후반의 여성분이 코로나 시절에 외로움과 고립감을 표현한 '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시를 함께 읽고 나누었다. 본인이 겪은 불안장애를 글로 사실적으로 표현하셔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고, 무엇보다 그 누구의 시보다 솔직함이 돋보였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일화나 장면이 그려지는 것도 좋지는 않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장면을 중심으로 감정을 녹여내는 연습을 해보라고 하셨다. 


시라는 것이 참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마지막으로 김언 시인님이 강조하신 것은 시는 끙끙거린다고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의 감정과 본 것을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퇴고를 너무 오래 하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내가 과제로 제출한 시_ 일기장]



작가의 이전글 아침 그리고 저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