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을 사랑하는 사서교사 모임
9월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열대야와 더위는 물러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조금 불어오나 싶었는데 오늘 저녁은 바람 한점 없이 기온이 떨어질 생각이 없다. 교과서 업무 담당이라 2025학년도 3, 4학년 검(인) 정 도서 선정 관련으로 요즘 정신없이 서류 업무를 하고 있어서 9월 독서의 달행사는 10월로 연기했다. 그럼에도 매주 월요일 저녁은 낭사모(낭독을 사랑하는 사서교사 모임) 줌 모임이 있는 날이라서 줌을 켜고 의자에 앉았다.
저녁 8시 반 약속한 시간에 총 11명의 선생님들이 모였다. 간단하게 몸을 풀고 신체 이완을 하고 세 번째로 함께 읽고 있는 책 '낭독을 시작합니다'(문선희 외 글)의 121페이지부터 릴레이로 두 페이지씩 낭독을 했다. 낭독을 했던 부분 중에서 내게 가장 와닿았던 문장은 아래와 같다.
낭독도 이런 일상의 말하기와 똑같습니다. 낭독자는 마치 작가의 말이 내 이야기인 것처럼 하는 거예요. 작가의 생각과 감정의 결과물을 내 머릿속에서 나온 내 이야기로 소화해서 받아들인단 거죠. 그러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어지다 고조되며 끝나는 그 순간까지 낭독자는 이야기를 조율하며 춤을 추듯, 그때그때 변화하며 흐르는 물처럼 이야기하게 됩니다.
낭독은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국어책 읽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준 팁으로는 나의 낭독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진다면 카톡을 열어 이야기해 보라는 것이다. 글을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글씨들만 읽어 내려가는 실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면서 호흡하는 이야기 그대로 낭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미진 성우님이 '낭독은 놀이다'라는 챕터에서 소개한 온라인 낭독회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성우님이 코칭하는 수강생들과 함께 줌으로 낭독회를 경험하고 나서의 이야기를 적어놓았는데 우리 낭사모 선생님들과도 연말에는 낭독회를 열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년 동안 함께 배워온 낭독과 자발적 모임으로 함께 하고 있는 지금까지 거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체득한 낭독을 각자의 매력대로 시, 에세이, 소설, 그림책 등 다양한 글을 낭독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12명의 각기 다른 목소리와 매력이 함께 더해진다면 분명 재미있는 낭독회가 될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까 지금처럼 매주 월요일 함께 책을 읽으며 연습하고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