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로워진 우리, 안녕하신가요?
9월 21일 토요일 비가 내리고 난 뒤 이젠 제법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가을이 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주말이었다. 우연히 용산가족공원 산책하러 갔다가 제1회 인문축제 '시대가 묻고 인문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너무 멋진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익숙한 목소리에 귀를 쫑긋했는데 평소 내가 좋아하던 송길영 작가님의 강연이 한창이었다. 얼마 전 '시대예보:핵 개인의 시대'라는 책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강연의 주제도 어떻게 하면 핵 개인의 시대를 잘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앞으로의 시대는 누군가는 직업을 잃고, 누군가는 점점 더 성장하는 사회가 될 것인데 오랜 노동에서 해방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순 노동이나 사람이 하던 직업은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회사가 나를 먹여 살려 주는 시대는 끝이 나고 이제는 회사보다 내가 더 오래 살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본인만의 서사(Narrative)를 갖고 있는 사람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성장과 좌절을 진실되게 꾸준히 누적하는 나만의 기록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다 된다는 것이다.
혼자 잘할 수 있고, 그 잘하는 것을 매개로 다른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다면 된다는 것이다. 꾸준하게 기록하라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나만의 서사를 잘 기록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강연자는 연세대학교 권수영교수님이 '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그때가 성공의 기회입니다!'라는 주제로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화, 분노로 치부해 버리는 나쁜 감정도 우리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고 그 감정을 어떻게 내가 처리하느냐에 따라 내가 성장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삶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화 인 앤 아웃을 예시로 들면서 이야기해 주셨는데 버럭과 화도 그 감정의 근원이나 원인을 알게 되면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화를 내기 전에도 상대방의 어떤 것 때문에 내가 화가 났는지 관찰해서 상대방에게 이런 바람과 느낌을 잘 전달하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관계 욕구가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어려움이 더 생긴다고 한다. 사실 모르는 사람이나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가족이나 직장구성원을 사랑하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직장구성원들은 나와의 관계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내가 인정받고 싶고 관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어려움이 더 증폭된다고 한다.
세 번째 강연자는 한양대 박상미 교수님이 '내 삶의 의미 찾기:아모르파티'라는 주제로 우리의 삶에서 살아야 할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발견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내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의미가 다 있고,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기 때문에 삶의 의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며 태어날 때부터 그 의미는 존재하고 손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내 삶에는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절망 속에서도 반드시 희망이 있고, 어떤 존재에도 거룩한 의미가 있다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TV와 유튜브에서만 뵙던 유명한 작가님, 교수님을 직접 뵙고 너무 유익한 강연도 무료로 들을 수 있어서 주말 오후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