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월경에 대해서 얼마나 아십니까?
불평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상식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너무나 당연해서 권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이, 닿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을 깨닫기는 참 어렵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생각하는 것은 참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이타적인 행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실천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행동할 때, 사람은 더욱 성장한다는 것을 알었지만, 알고 있어도 바쁜 시간 속에서 신경 써서 행동하기는 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이것 또한 참 저를 위한 변명이지만요.
그래서 저는 'Okay to Bleed!' 에 참여할 기회가 왔을 때 참 기뻤습니다.
저는 '알 권리'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나 꼭 알아야 할 것이라면 말이죠. 내가 30~40년 동안 한 달에 일주일씩 내 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을 것입니다.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요? 이 행위가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동안 내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이 행위는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그 의미를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은, 나를 내가 충분히 아는 것은 삶의 효능감과 많은 관계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알고 있음이 삶이 삶답게 만들어주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 월경이 참 억울했습니다. 굳이 왜 피를 흘려야 하는지. 생리통이 심할 때는 더더욱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귀찮고 성가시고. 엄마한테 굳이 왜 해야 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또래보다 어린 나이에 월경을 시작해서 더 싫기도 했습니다. 친구한테도 말하기도 싫었고요. 어린 나이에 챙겨 다녀야 하는 생리대도 싫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월경에 대한 저의 생각은 그때와 딱히 변하지 않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꽤 지나고 성인이 된 지 오랜 시간이 들었지만 여전히 귀찮고 번거롭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졌다는 것과는 다른 결이었죠.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금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피리어드 : 더 패드 프로젝트> 도 보고, 월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또 그것을 글로 적으면서 말입니다. 단지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귀찮고 번거롭다고 생각하고 치부하는 것이랑, 그것의 '의미'를 안다는 건 또 다른 경험이고 깨달음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다' 보다, '내 몸을 위해 일어나는 일'이구나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많은 피 흘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많은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월경을 하는 아이들이 생길 거예요. 그것에 대해서 "피 흘려도 괜찮아! 단지 귀찮은 게 아니라, 왜 하는지 한번 알아볼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제가 겪었던 어렸을 때 억울함은 조금 풀리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과 여자아이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한 번씩 들려주시겠어요?
"Okay to Bleed"
그리고 캐릭터가 진짜 귀여워요
처음으로 참여해본 사이드 프로젝트가 참 감회가 새롭다. IT 업계로 커리어 전환을 결심한 후, 우연히 모집글을 보고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꽤 긴 시간이 지나고 결과물이 나왔는데, 그전까지 계속 두근두근한 마음이었다. 내가 참여한 것이 '결과물'로 나온다는 경험은 언제나 소중하고 특별하다. 나는 언제나 이 '결과물'이 나오는 순간을 참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함께한 팀원이 있었기 때문.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게 참 좋다. 그리고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너무 잘해주셨기에, 덕분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서 너무 좋아요. 다들 좋고 재밌으신 분들.
이번 사이드 프로젝트는 나에게 '실천한 용기'를 줬다.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생각보다는 실천을. 이 용기들이 쌓여서 또 다른 실천을 만들어주기를. 고마워요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