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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May 10. 2020

나는 진짜 글을 못쓰는 걸까?

글이 무서운 이들을 위해. 

  

      글을 쓰는 일이 자신 없고 두렵다면, 일단 글을 써보자. 세 줄만 쓰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을 모두 쏟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글을 살펴보자. 나는 정말 글을 못쓰는 걸까?



    "나는 글을 못써",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곧잘 하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못쓰는 것이 아니라 안 쓰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가 지망생인 나도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여긴 적이 없다. 하나의 글을 쓴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글을 못쓴다며 펜을 내려놓기보다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종이 위에 펼쳐놓는걸 먼저 해보자. 그럼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안 읽지만 글짓기 상은 받는 이상한 아이 



     나는 초등학교 시절 책을 싫어하는 편에  속했고, 학교 교과서를 제외하면 책은 읽는 책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내 글짓기 대회가 열리면 꼭 상을 받았다. 교내 글짓기뿐만이 아니라 다산 문화제에도 참가하여 운 좋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부모님은 책도 읽지 않으면서 상을 받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일 터였다. 나도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내가 상을 받았던 비결은 다른 곳에 있다고 여긴다. 


    교내 글짓기 대회를 떠올려보면 수업 시간까지 할애해 글을 쓰라고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글을 쓰던 이는 나를 포함한 몇몇 이들뿐이었다. 내가 뒷장까지 빽빽하게 채우고 있을 때 달랑 세 줄을 겨우 채운 내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빙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왜 글을 안 쓰냐는 내 물음에 친구는 "나는 글을 못쓰겠어."라고 답했다. 당시에는 흘려들었지만 지금 되새겨보면 못 쓰는 게 아니라, 못쓰는 것이 두려워 안 썼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쓸수록 완성도가 올라가는듯한 마법 



     중학교 시절 인터넷 소설이라는 걸 접한 나는 친구와 함께 열심히 그것들을 읽기 시작했고, 앞서 말한 친구를 꼬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는 시골에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쓰기로 했는데 자신 없다는 친구에게 나름의 조언과 격려를 해주며 글 쓰기를 유도했다. 한 줄이었을 때 볼품없던 글은 분량이 늘어날수록 완성도를 더해갔다. 글을 쓰는 건 의지가 필요하고, 완성도를 높이려면 우선 밑그림인 초고를 완성하는 게 중요하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 습작을 거듭하고 있는 나도 초고 완성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글을 쓰고 있다. 문맥이 이상하던,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던, 일단 글을 쓴다. 이 글을 완성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한 번 몰입하면 어느 순간 내 생각들이 활자가 되어 종이 위에 그려져 있다. 그걸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진다. 잘 쓴 글의 여부를 떠나 나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은 글을 계속 쓰게 될 원동력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드물다. 글을 쓰려는 의지, 시간의 투자,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일이다. 모두 같은 스타트 라인에 서서 달리기를 하는 거라면 도중에 포기하는 것보다 완주하는 게 더 빛나지 않을까.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소신 있게 내 이야기를 펼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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