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 엄마는 시인이다..
엄마가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보내드린 후 1년 반 만에...
목이 마르다던 아버지에게 시원한 물 한 잔을 드린 것을 마지막으로,
미안하고 고맙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가 눈물과 함께 떨어지는 순간, 엄마는 그동안 즐기시던 모든 인생의 모든 즐거움을 상. 실. 하셨다. 노래. 춤, 음식, 친구.. 그리고 한 해가 넘도록 함께했던 58년의 시간 속의 누군가를 홀로 가슴이 미어지도록 그리워하셨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운 누군가와 홀로 살아내어야 할 당신의 시간들을.... 서툰 붓글씨로 한지에 써 내려가기 시작하셨고, 그 글을 사랑스러운 조카가 "79세 할머니와 손녀의 종알종알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인스타에 올리기 시작했다.
맞춤법도 틀리고, 현란한 글 솜씨도 아닌, 단순한 일상의 이야기인데 특유한 엄마의 유머감각 속에도 찐한 슬픔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엄마는 오늘도 진화하신다.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혼자 인스타에 글을 올리시는가 하면 몇몇 안 되는 팬들이 남긴 글에 댓글도 남기신다... 외로운 당신의 마음의 글을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게 위로가 되는 모양이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