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중학교 학교 정원 이야기 5
- 정원 이름 : 괜찮아 -
학교 정원 이야기
- 정원 이름 : 괜찮아 -
정원 이름을 생각했다.
시와 항아리 정원, 돌담 정원. 학교텃밭 정원. 그리고 야심 차게 지은 멸종위기 식물 보존 학교 정원!
학교에 이렇게 많은 정원을 둘 수 있느냐고 누가 물었다. 그에게 말했다.
"학교 한 번 오세요!"
정원을 만드는 현장은 흡사 건설현장과 많이 닮았다. 많은 건설현장이 기존의 것을 철거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듯이 건물을 세운다. 정원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짓는 정원은 기존에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는 시설과 풍경 등을 최대한 살린다.
시와 항아리 정원은 정화조를 가리기 위해 가져다 놓은 금이 가고 버려진 항아리들을 이용했다. 깨진 항아리에 시를 이식하니 금이 금이 되었다.
돌담 정원 또한 마찬가지다. 성축처럼 멋있게 나열된 낮은 돌담 사이로 갈대, 두릅나무, 잣나무 등이 마치 자신들이 주인인 것처럼 덧칠해 있던 그림에서 그들만 걷어내고 돌담을 그대로 두었다. 그랬더니 돌담이 마치 동양화처럼 선 굵게 학교를 바쳐주었다.
그런데 돌담 정원에 스스로 옮겨와 자리를 잡은 모든 나무를 지우지는 못했다. 한 그루를 남겨 두었다. 그 나무에는 이미 새로운 집이 지어져 있었다.
집주인은 새!
주인의 허락 없이, 최소한 철거 계고장 한 장 없이 그 집을 허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뒀는데, 나름 자리에 욕심내지 않고 동양화의 배경이 되어주었다.
정원을 만들면서 내가 처음 생각한 정원의 이름은 이미 그곳을 시작한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예우에서 지어졌다.
그런데 이런 이름보다 내가 생각하는 정원의 이름은 "괜찮아!"이다.
정원에 가면 그곳에서 최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생명체가 숨 넘어가는 내게 말한다.
"그래, 괜찮아!"
나는 오늘도 내 숨을 살리기 위해 정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