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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Oct 17. 2019

부도와 폐업, 그리고 가지급금의 배신


시리즈는 제가 10년동안 겪은 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현재 사업을 경영 중이신 중소기업의 사장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연재하는 Faction 스토리텔링 입니다.


잘 나가던 IT 회사가 부도를 맞다!

제이슨사장은 IT 회사를 10년간 운영하고 있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고비들을 겪으며 이겨내 왔지만 나름 주요 금융사들을 고객으로 삼으며 업계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10년차 되던 해에서 부도와 사기를 당하며 급박하게 회사를 정리하게 되었다.


열심히 10년 간 공을 들인 회사를 정리하는 것도 속이 많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제이슨사장에게는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급여를 일부 지급하지 못하고 정리하게 되는 문제가 가장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이었다.


정리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다 정리해서 최대한 지급을 해 보았지만 직원들이 제법 많이 있었던 터라 꽤 큰 금액의 급여와 퇴직금이 미지급으로 남게 되었다.


그 때 누군가가 노동부의 '체당금'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직원들이 대표를 급여 미지급으로 노동부에 제소를 하면 노동부에서 회사의 폐업 사유와 상태를 점검한 후 고의성이 있거나, 빼 돌려 놓은 재산이 있지 않은 경우 최대 80% 정도의 미지급 급여를 국가가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였다.


다만 노동부에 제소당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노동법 상 형사 사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대표자 입장에서는 자칫 구금등의 큰 위험을 떠 안을 수 있는 문제여서 두려움이 있었지만, 제이슨 사장은 결국 자기 한 몸 희생하더라도 직원들에게 못 다한 책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노무사까지 구해서 직원들에게 붙여주고 자신을 노동부에 고소하도록 조치해 주었다.


그렇게 셀프 고소를 당한 제이슨사장은  어느 쌀쌀하던 가을날 그렇게 노동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게 되었다.


조사실에 앉자 수더분해 보이는 노동부 담당 조사관이 인사를 하며 앞에 책상을 사이에 두고 와서 앉으며 인사를 건넸다.


"아이고, 사장님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사업하다보면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생기고 그렇지요"


선해 보이는 인상과 친절한 태도에 제이슨사장은 그래도 바짝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길고 긴 노동부 조사가 시작되었다. 


조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결국 1년 가까이 수 차례 불려 다니게 되었으며 엄청난 분량의 자료도 제출하는 수고를 겪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무리가 다 되어 가던 즈음 노동부 조사관이 한가지 질문을 던졌다.


조사관 : "사장님, 그런데 말씀하신 것보다 가지급금이 훨씬 더 많은데 이거 왜 이렇습니까?"

제이슨 : "네? 그럴리가요"

조사관 : " 이 자료를 좀 보세요"

제이슨 : "아니, 이게 다 뭐람?"


조사관이 건네 준 재무자료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가지급금들이 말도 안되게  많은 건 수가 있었고, 사유도 제대로 적혀있지 않아 제이슨사장은 정말 난감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제이슨 : '내가 이렇게 가지급금을 많이 꺼내다 썼다고? 그럴리가.. 아.. 뭐야 이게 다.."


결국 그 수수께끼의 가지급금들은 모두 행방불명의 자금 유출로 기록되어 전액 횡령액으로 기록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제이슨사장은 한 동안 꽤 힘든 고초를 겪고나서야 직원들에게 나머지 급여들을 챙겨주고 상황을 끝낼 수가 있게 되었다.


가지급금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정말 놓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지출에 대한 증빙을 철저히 챙기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경리직원이나 회계 사무소에 증빙에 대한 처리 업무를 일임시켜 놓을 뿐, 수시로 점검을 하며 가지급금을 관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경리직원이나 회계사무소에서는 증빙이 어렵거나 애매한 항목들은 많은 경우 대표이사의 가지급금으로 처리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심지어는 경리직원이 현금을 찾아다 놓는 시제금에 대해서도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것들도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처리하고 말아 버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있는 일이다. (혹은 경리직원이 몰래 챙기고 가지급금으로 처리해 버리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경영자는 사람을 함부로 믿고 방치하면 안된다)


제이슨사장이 노동부 조사를 받을 때 조사관이 보여주었던 장부에 적힌 가지급금은 그 금액도 생각보다 크기도 했을 뿐 아니라 그 가지수가 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심지어 몇 십만원, 몇 만원짜리 가지급금도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회사를 경영하는 중에는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장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현금을 찾아다 놓는 시제금에 대해서도 경리 직원에게만 알아서 하라고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항시 결제를 받고 찾아 놓도록 하고, 찾아서 현금함에 넣어둔 시제금과 쓴 금액의 차액과 장부 상의 차액도 꼼꼼히 점검해 보아야 한다.


영업하랴, 직원들 관리하랴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현금 몇 푼 때문에 장부관리까지 신경써야 하느냐고 귀찮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업은 절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돈을 벌려면 일단 돈을 까먹지 말아야 한다. 돈을 까먹지 않으려면 돈이 새는 구멍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돈 새는 구멍은 돈을 쓰는 것만 막을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증빙도 결국 새는 구멍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철저한 장부 관리를 통해 나도 모르는 가지급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


결국 내가 쓰지도 않은 돈을 내가 회사에서 빌린 꼴이 되고 그 빚에 대해서는 결국 대표자 스스로 갚거나 아니면 후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을 때 횡령으로 오해받을 소지를 만들 수 있게 되므로 가지급금에 대해서는 반드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오늘은 가지급금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경영 상 경험 부족으로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하시고, 메일로 문의 바랍니다.



메일 : jasonconsulting@naver.com

참고글 : https://brunch.co.kr/@jason-hwang/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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