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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터 Oct 14. 2021

애플의 PI는 살아있다. (스티브 잡스 사망 10주기)

애플은 왜 홈페이지 최상단에 그를 올렸을까

사진 출처 : Apple

2021년 10월 05일

애플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이 스티브 잡스로 채워졌다.

아이폰 13과 아이패드 미니6, 애플워치7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여 조금이라도 더 많이 노출하고 홍보해야 하는 타이밍에 애플은 과감하게 화면 가득히 스티브에 대한 내용으로 채운 것은 호기심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10년 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스티브의 사망 소식이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넷에서는 애플을 만들고 부흥시킨 그의 업적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의 유별났던 과거 성격과 일화들을 언급하며 스티브는 사망해서도 많은 이야기 주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애플의 수장은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옮긴 이후 "애플은 이제 끝났다"라는 식의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 존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의 시작과 전성기를 이끌었던, 애플 하면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으니 말이다. 심지어 스티브의 사망 이후에 애플의 주가 급락이 회의적인 시각에 힘을 실어주기까지 했다.


사진 출처 : Apple 공식 유튜브

팀 쿡의 애플의 결론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팀은 역대급 판매량과 매출로 자신의 CEO 자격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를 회상하는 사람이 많다. 매년 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스티브 잡스가 새 아이폰을 본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것이다"라는 비판 아닌 비판에도 등장할 만큼. 애플 내부에서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스티브는 애플 그 자체였으며, PI마케팅으로 얻은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나는 애플이 스티브의 사망 10주기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올려놓음으로써 '그를 추억함과 동시에 애플과 스티브의 이미지를 잃지 않으려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가 전 세계에 큰 변화를 준 인물임과 동시에 고인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본이다.


사진 출처 : Pixabay

그러나 내가 봐온 애플은 매우 전략적이다. 디스플레이 하나에도 독자적인 이름을 붙여 홍보하고, 성능 향상 부분에서는 엄청난 성과인 것처럼 (정말 엄청난 것도 있다) 호들갑을 떨며 소개할 정도로 마케팅에 도가 튼 기업이다. 그런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라는 PI를 그냥 놔둘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티브에 대한 콘텐츠를 통해 애플의 골수팬에게는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잊지 않고 그가 생각하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일반 소비자에게는 세상을 떠난 CEO를 잊지 않는 스위트 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한 해동안 가장 많은 신제품을 출시하고 홍보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그보다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이벤트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이상한 망상은 아닐지도.


사진 출처 : Apple

나 역시 아이폰 4s를 시작으로 지금은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까지 사놓고 맥북을 사고 싶어 나 자신을 합리화할 궁리까지 하고 있을 정도로 애플 제품을 많이 산다. 애플은 앞으로 몇 년은 더 승승장구할 것이다(미래 일은 모르니까).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을 기억하고 그의 생각을 이어가는 기업으로서 또는 사망한 사람마저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적인 기업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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