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감상? 아니고 미술관 산책!

현대미술을 왜 보느냐 물으신다면

by 다감

“Enjoy the little things, for one day you may look back and realize they were the big things.”

-지금은 사소해 보이는 순간들이, 언젠가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거야.

나는 쉬는 날마다 미술관을 간다. 그러나 그다지 고품격 취향이라든지 뭘 알고 간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정말 교과서에서 본 듯한 정석적인 그림이다 싶은 것도 있고 어떨 때 보면 이게 뭐야 싶은 작품들도 많다. 교과서에서 본 듯한 정석적인 그림은 너무 익숙하다. 잘 그렸다 싶지만 놀라움이 없이 아~ 그 사람 어릴 적에 교과서에서 봤었지란 회상에 잠기게 한다. 문제는 소위 현대미술이라 불리는 작품들인데 정말 이것도 작품인가. 흔히들 말하듯 아이 장난 하는 거 같은 그림들이 있다.

“아니요, 아이는 절대로 그렇게 못 그립니다.”

같이 간 미술학원 원장님은 정색을 하며 말했고 아이들 낙서 같다는 말을 한 사람은 겸연쩍게 웃었다. 많이 아는 사람 말을 듣고 보니 세상 멋진 그림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하다. 나는 미술관 문턱을 그렇게 넘나들지만 여전히 줏대 없는 취향의 소유자다.


오늘 간 미술관에서는 도슨트 선생님이 말했다.

“이게 뭐 같나요? 맞혀보실 분?”

그러게 말입니다. 그게 당최 뭐랍니까?

“버스정류장 위 유리에 퇴적된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네? 아니 그 말인 즉 먼지란 말씀이십니까?

정말 무엇이든 다 미술의 세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 오늘 나도 비 오는 날의 유리창을 찍었는데 그렇게 예쁘진 않더라만 나도 그림 잘 그리고 남들로부터 인정받았으면 이런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던 게 아닌가? 뭔가 좀 억울하다.

시간의 퇴적이란 주제로 해석해도 될까. 멋있다. 뭐 하나도 잘 모르겠는데 멋있다. 그림보다 해석이 멋있다. 그래서 나는 도슨트를 꼭 듣는 편이다. 알 수 없는 그림 위로 부여되는 멋들어진 해석에 아니 해석을 저렇게 할 수 있단 말이야? 이렇게 생각되는 것이 나만이 내린 현대미술의 멋이다. 시간의 퇴적이라니, 나의 먼지사진과 비교할 수 없겠군. 좋다. 알 수 없어도 수수께끼 같이 내가 뭐게? 하고 약 올리는 듯한 현대미술을 나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오래오래 좋아할 것만 같다.

작고 소중한 내 일상의 활력소! 미술 감상씩이 나요? 그냥 산책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