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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ul 06. 2024

무더위 = 불쾌지수 = 감정소비

어른들의 말싸움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쉽게 짜증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와 관련된 주제로 글을 쓰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오늘 집 앞에서 주차 문제로 싸우는 두 사람을 보게 되었다. 아무도 말리지 않기에 내가 내려가 그 둘의 싸움을 중재했다. 어른들이 되어서도 서로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 참 보기 안쓰러웠다.


 어떤 이들은 싸움에 괜히 참견했다가 불필요하게 연루되기 귀찮아서 쉬쉬하거나 구경만을 할 뿐이지만 나는 대부분이 저러다 끝낼 걸 알기에 가서 말린다.


 보통의 싸움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 중에 어느 한 쪽이 감정이 상하는 말을 들었을 때 싸움이 시작된다. 다른 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무시하는 말로 “씨발” 이란 단어를 내뱉게 되는데, 그럼 반대 측에서 바로 “뭐 씨발?” 이라며 본격적인 말싸움이 일어난다. (남자들의 경우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90%는 말싸움만 한다는 점이다. 내가 40여 년을 살아오면서 대부분의 싸움이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서로의 감정 소비만 하다 그친다. 실제로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폭력을 동반한 싸움을 해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몸싸움까지는 원하지 않는다. 폭력이 이루어지면 더 많은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이면 시간이며)


 반대로,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지만, 죽일 듯이 감정적으로 싸우다가 이성이 발동해 서로 화해를 하고 친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와 같은 경우를 내 나름대로 해석은 그동안 안에 쌓아두었던 내면의 화를 한번 해소하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 해지거나 별거 아닌 걸로 싸우는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하고 화해를 하게 된다. 어느 한 쪽이 사과의 표현을 하면 맞서는 상대 쪽에서도 그간 유지했던 공격 태세를 허물고 대부분 그 화해를 받아들인다. 그러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며 각자의 잘못을 이야기하며 싸움을 끝낸다.


 올여름은 무사히 지나가나 했지만 오늘 집 앞의 싸움도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왜 집 앞에 주차를 하느냐라는 문제로 불거졌는데, 결국 서로 아무 소득도 없이 소비만 한 채 차를 빼주는 것으로 끝났다. 어른들의 어른답지 행동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꼭 누군가기 자센들ㄹ 말려주길 기다리는 듯이 싸운다. 말리려 오면 더 큰소리를 내며 자신이 맞다고 큰소리를 낸다.


 나도 싸움을 해봤지만 싸움을 하고 나면 개운함보다는 스스로가 참 바보 같았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후회된다. 내가 그 당시 왜 그랬을까, 조금만 참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한동안 하게 된다. 어른이 된 지금은 사소한 문제가 있을 땐 “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으로 다가가면 사소한 문제는 문제로 만들지 않고 지나가게 된다.


 결론은 지금 우리들에게는 여유가 없어진 것 같다. 최근 뉴스를 봐도 정말 문제도 아닌 것을 사회적 문제로 만드는 대단한 기술자들을 보게 된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올여름은 “룰루랄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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