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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Sep 23. 2024

홀로 도쿄 여행기 3일차

친척동생

어젯밤 축구대표팀 경기가 있어 보고 자느라 늦게 일어났다. 

창문을 여니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3일째인 오늘은 일본에 사는 사촌 동생을 만나러 시부야에 갔다. 유학시절에도 시부야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전철을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되니 편했지만 전철 내부가 무지 좁아 조금 불편했다. 게다가 로밍도 이미 다 사용해 검색을 할 때마다 건물에 들어가서 와이파이를 이용해 검색했다. 저녁 약속을 이었지만 처음 가보는 곳이라 구경도 할 겸 매우 일찍 출발했다. 시부야에 도착해 밖을 나서는 순간 나 홀로 남겨진 사람 같았다. 수많은 인파 속에 홀로 서있는 사람 같았다. 



가츠동 맛집

  길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점심으로 무얼 먹으면 좋을까 생각했다. 예전 일본에 와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 가츠동이라 점심은 가츠동을 먹을 각오를 했다. 이날도 무지 더웠다. 거리를 걷는 내내 누구나 땀이 가득했다. 가츠동 맛집 근처에 오니 멀리서도 줄이 길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약간 긴 줄을 서고 기다리다 바로 뒤에 외국인 가족이 보였다. 유심히 보니 가족 모두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것을 보고 애플을 좋아하냐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영국에서 온 것을 알고 손흥민을 아느냐고 시작해 축구이야기도 주고 받았다. 또한 딸이 한국 부산에서 잠깐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하였다. 이번 가족 여행은 한 달간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다고 하였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리니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밥을 먹기 전 같이 사진도 찍고, 같은 테이블에서 먹게 되었는데 나는 젓가락 사용법과 가츠동을 어떻게 먹는지를 알려주었다. 서투른 젓가락질에 웃음과 즐거움이 있었다.



 가게에 들어서는 셰프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셰프 역시 10년 전 한국 강남 근처에서 무역 일을 하였다고 내게 말해 주었고, 약간의 한국말을 해주었다. 셰프와도 사진을 같이 찍고 싶었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주문이 밀려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아 참고로 이곳 가츠동 아주 맛있었다. 줄을 서는 곳은 역시 맛집이다.



애플 시부야 매장 


  허기졌던 배를 달래고 나니 잠시 행복감에 빠져왔다. 하지만 이제부터 저녁까지 뭘 하지 고민을 하였다. 지도를 보니 근처에 요요기 공원이 있었다. 힐링한다는 마음으로 공원 산책을 하기로 하였다. 이번 여행은 내게 주는 마음의 전환이라는 선물이 필요했다. 


  요요기 공원으로 가는 도중 우연히 애플 스토어가 보였다.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니 한국에는 없는 비전 프로가 보였다. 이때다 싶어 한번 만져보고 싶어 비전 프로를 구경하고 있으니 직원이 다가와 혹시 체험을 원하냐고 물어보았다. 가능하면 그러고 싶다고 했다. 어차피 저녁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고, 더워서 매장 안이 시원하고 좋았기 때문이다. 



   예약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서 30분가량 비전 프로 체험했다. 정말 신기했다.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그 느낌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지만 단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신기하고 놀라웠다. 다행히 한아 라는 이름의 한국분 직원이 계셔서 편한 응대를 받아 정말 좋았다. 






   


요요기 공원


 그렇게 애플 스토어에서 더위와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요요기 공원으로 향했다. 평일 오후였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나처럼 여행을 온 사람들인가 싶었다. 공원을 걷다 여기에 왔다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벤치에 앉아 있는 외국인에게 요청했다. 그렇게 나는 그 사람과 친해져 인스타 팔로우를 맺었다. 그도 나와 같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이미 책도 출판했다. 지금은 영감을 얻기 위해 아시아를 여행한다고 한다. 부러웠다. 그리고 내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실은 나도 그와 같은 삶을 살겠다고 말했던 내 젊은 시절의 약속이 있었다.






친척 동생과 한잔


  드디어 친척 동생과 만남을 약속한 저녁 6시가 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다. 동생은 혼혈이다. 그래서 일본어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어로 대화를 했다.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밥과 대화를 즐겼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즐거웠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술을 즐기는 건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와 역사 문제만 빼면 참 괜찮은데 말이다. 역사문제에 대한 사과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이게 맞는 말이지만.











  정말 바쁘면서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많은 것들 보고 더위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나름대로 영양가 있는 하루였다. 일을 하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난 서스름없이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여행에서는 이런 면이 분명 좋은 여행을 만드는 것 가다. 오늘도 좋았어~!!!! 하지만 연속 3일을 돌아다니니 굉장히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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