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5등급에서 프리토킹까지
벌써 10년도 지난 수능 날. 그 당시 내 영어 등급은 4등급~6등급 사이였다. 솔직히 너무 오래전이라 명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는 원래 영어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뒤늦게 군대를 좀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 중 카투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기도 싫은 거 좀 편하게 갔다 오자는 생각으로 영어 공부를 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투사로 들어가긴 했었다. 영어를 한창 사용할 때는 누굴 가르칠 만큼 영어를 잘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에서 혼자 돌아다니며 친구를 사귈 정도는 됐었다. 이번 글에선 내가 영어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풀어보고자 한다.
솔직히 수능 4~6등급 정도면 단어와 문법 조금 알고 있는 상태로 대충 저것들을 조합해서 때려 맞추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나 학원에서 중급 문법은 알려주고 있는데 기초 문법을 모르기 때문에 문법을 이해한다기보다는 외운다는 형식으로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차라리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보다는 토익 기초에 관한 책을 사서 차근차근 혼자 공부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20대 넘어서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처음은 토익 600 목표반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었다.
문법
990점 만점에 600반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기초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올 것 같지만 대부분 기초가 없는 사람들이 여기서 공부하게 된다. apple 앞에 an이 붙는 문법이나 the가 쓰이는 상황 중에서 특히나 많이 쓰이는 상황들부터 배우게 된다. 마치 8~9등급이 들어야 될 것 같은 내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나에게 가장 딱 맞는 공부였었다. 기초 문법을 알고 나니 독해가 더 부드럽게 읽히기 시작했다. an apple만 봐도 '에이(a), 엔(n) 사과'구나 보다는 '한 개의 사과구나'라고 읽는 것이 훨씬 부드럽게 해석되는 것처럼 여러 삐그덕 거리며 해석하던 부분들이 조금씩 자연스럽게 읽히기 시작했다.
듣기
듣기는 쉴 때마다 미드를 봤었다. 점심이나 저녁을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면 미드를 틀어놓고 그걸 보면서 밥을 먹었다. 정말 신기한 게 똑같은 미드를 계속 보다 보니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편당 5번은 본 것 같다. 똑같은 내용의 반복이다 보니 3번쯤 볼 때에는 한국어 자막이 영어 자막으로 바뀌었고 5번이 되면 영어 자막이 무자막으로 바뀌었다. 이것만으로도 듣기는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아직 영어 시험까지 시간이 좀 남은 사람이라면 심심할 때 다른 영상보다는 미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휴식과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물론, 기간이 얼마 안 남은 사람이라면 시험 문제 위주로 듣는 것이 좋다.
독해
독해는 따로 문제만 많이 풀었지 별 다른 공부 방법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단어들과 스킬들을 필두로 해서 감으로 때려 맞췄었다. 보다 보면 문제 지문이 얼추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대충 때려 맞추기 쉬워진다. 단 만약 당신이 토플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토플에 관한 모든 지문을 한글로라도 좋으니 읽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나오는 순간 해당 문제들은 다 맞추고 들어간다고 봐도 좋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말하기
말하기가 시험 과목에 있는 시험도 있고 없는 시험도 있다. 토플이라는 시험이 궁금해서 한 달 정도만 학원을 다니며 맛만 본 적이 있었는데 토플의 말하기나 쓰기도 결국은 템플릿을 외우고 스킬로 풀어나가는 형식이라서 크게 실망했던 적이 있다. 지문이 주어지고 말하기를 녹음해서 시험관에게 보내는 시험이라면 학원에서 알려주는 것만 잘 따라 하면 그렇게 어려울 일은 없어 보인다. 다만 외국인과 프리토킹을 하고 싶은 거라면 조금 공부 방법을 달리해도 좋다. 나의 경우에는 2가지로 나눠서 공부를 했었는데
1. 외국인과 채팅할 수 있는 앱을 깔아서 채팅으로 여러 상황에 대한 영어 쓰는 법 익숙해지기
2. 앱에서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모임 찾아서 가서 얘기해보기
이 2가지면 된다. 1번은 쉽게 할 수 있을 테고 2번에서 아마 고민을 많이 할 텐데, 부끄러움을 겪어봐야 성장한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만 조금 어렵지 하다 보면 부끄러움은 금방 없어지고 그때를 잘 넘겨서 다행이라고 느끼게 된다.
사실 토익이나 토플 같은 시험의 장점은 될 때까지 하다 보면 웬만해서는 된다는 점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험들의 공통점이라고 봐도 좋다. 요즘 번역기의 수준이 매우 높아져감에 따라 '굳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워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기계가 말로 하는 프리토킹을 번역해주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많이 남은 것 같다. 그러니 모두 영어 공부 파이팅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