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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Aug 27. 2022

독학으로 조향사가 되는 법

조향독학 전자책


내 브런치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향독학,


저자로써 더 깊은 지식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유료화 했다.


향후 목표는 해당 전자책을 판매한 수익금을 이용해 향료 키트, 동영상 강의 등을 제작/제공하는 것이다.




독학으로 조향사가 될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조향사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불을 발명한 누군가에게 자격증이, 산업혁명을 이끈 어떤 기술자에게 기계 기사 자격증이 있었을까.

                                                                                                                                       - 황구일 -



독학으로 조향을 배운지 3년, 나는 조향사가 되었다.



무작정 조향사가 되기로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오랜 시간을 헤맸다. 돈 낭비도 했다. 앞길을 몰라 막막했고, 끝내 실패할 까 두려웠다. 그런 내 과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향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길을 제시하고 싶다. 



조향독학 할 수 있다고.




https://kmong.com/gig/399305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위와 같다.



단순하다.



이하 몇 가지 썰을 풀자면, 



내가 향장업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려 다섯 가지 정도가 있는데



그 중 세 가지 정도만 나열해보겠다.




향수 뿌리는 남자 사진




1




내가 향기를 만들게 된 이유.







첫 번째는 나의 인생 향수를 찾았던 내용이다. 이는 내 브런치와 조향독학 본문에 기술되어 있지만,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회상해보자면,



나는 어느날 지하주차장에서 향수 하나를 주웠다. 아마도 누군가 차에 비치해 놓고 쓰다가, 혹은 주머니, 가방에 넣어두고 차에서 내리다가 흘린 물건이었겠지.



바닥에서 1센치 남짓, 15ml 안팎의 잔량.



당시 향수를 쓰지 않았던 나는 호기심에 그 향기를 뿌려 보았고, 생각보다 강한 남성 향취(버가못, 후추, 스킨 냄새)에 혀를 내두르며 안방 화장실에 고이 간직해 두었었다.



세월이 지나, 이성 교제를 하기 시작할 무렵. 나는 그 향수를 다시 뿌려 보게 되었다.



왜, 



뭐.



상식적으로 향기나는 남자가 더 세련되고 멋스러운 게 분명하잖아.



나는 그 때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버가못의 스킨로션 같은 냄새는 더이상 독하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손을 두어번 휘젓고, 몸을 빙글 돌려보니. 탑 노트는 금방 날아가버리고 그 시트러스 향의 잔향과 미들 노트로 진입하는 그 경계에서



달콤한 통카 빈의 향기, 부드러운 머스크의 향, 단단한 베티버 향이 올라왔다.



마치 갑옷을 두른 듯, 정장을 갖춰 입고 넥타이를 정갈하게 매듯.



화려한 조명이 아닌 화장실 조명 아래서,



댄디하면서도 묵직하고, 포근한 느낌이 나를 감쌌다. 





'인생 향수란 이런 것이구나.'



내가 추구하는 나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향



요즘들어 유행하는 '호드백'이라던가 누군가로부터 내게서 풍기는 이 향이 어쨋느니 하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은은하게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을, 내가 의도하는 인상을 풍기겠거니 하며, 나는 그 향수를 사랑하게 되었다.



우연히 주운 향수를 인생 향수로 삼고, 그 향기에 영향을 받다니,



이런게 운명은 아닐까? 라는 질문을 품어 보기도 했다.



...



언젠가 이런 향수를 만들고자, 좀 더 내 취향에 부합하고 나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나는 조향사가 되었다.



그것은 언젠가 Woog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것이다.








다작향 시즌 1





2




내가 향기를 만들게 된 이유.







나는 남성향수, 남성 향장제품 회사로 발돋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향기에는 결코 성별이 없다.



생식 기관이 달려 있는게 아니잖아.



남자향이 어딨고 여자향이 어딨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성별에 따라 향에 대한 취향이 분명하게 나뉜다는 것이다.



나는 조향사를 하며, 특히 공방을 운영하며 수많은 수강생 분들이 향료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이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성별 뿐 아니라 연령대, 문화권(인종)에 따라 향기 취향이 나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성을 매료시키기에 적합한, 또는 유용하다고 할만한 향기는 무엇이 있을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조향독학에 수록한다.



농담이고,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애니멀릭 계열 향에서 '성적인' 무언가를 느꼇따.



향덕들에게 품는 소설 같고 망상 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바로 길을 걷다가 "무슨 향수 쓰세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하는 호드백을 받아 본 적은 없지만, 역으로 내가 물어 본 적은 많다.



그중 첫 번째 기억으로써,



조향사가 되기 이전 나는 스쳐지나가는 어떤 향기로 인해 고개를 돌려 본 적이 있으며,



그 향기로 인해 해당 여성에게 '무슨 향수 쓰세요?'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다.



(조향사가 된 이후로는 처음 맡아보는 향기는 무적권 물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








Chanel - Chance / 샤넬 샹스 헤어 미스트

* 사진은 머리하다가 갑분 미용사 분께 여쭤봤던... 채널 찬스. 직접 용기까지 보여주시는 용기를 보여주셨다.




어쨌거나 나를 돌아보게 한 문제의 그 향기는 White musk 향, 



나는 그 새하얀 향기가 불러온 감각을 잊을 수 없다.



애니멀릭계 향조가 비강을 타고 심장을 지나, 찌르르하게 아랫배를 자극하는 그 야릇함.



순수한척, 맑고 산뜻한 느낌으로 머리를 강타해 이성을 마비시키는 듯한.



그때 느낀 향기의 힘을 구현해보고 싶다는 욕망 아래, 마치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처럼.



나는 조향 한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중,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3




내가 향기를 만들게 된 이유.







상남자는 선크림 따위 바르지 않는다.



씻고 나서 스킨 로션 하나면 족하다.



그마저도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가 베스트다.



라는 편협하고, 꼬장꼬장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거진 서른이 다 될때 까지. 



잃어버린 피부의 생기 대신 수많은 주름과 거뭇거뭇한 멜라닌 색소침착, 뾰루지 같은 것들을 얻고 나서야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여담이지만


이러한 연유로 나는 그루밍(Grooming)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좋아하게 되었다.


멋져 보이려는 노력 그 자체로 멋지지 않은가.



남자도 적극적으로 화장품을, 그루밍 제품을 써야한다. 마침 시대도 그러하다.



여기에 진정한 '멋은 무엇일까'라는 구도적인 자세가 내가 다작향을 창업하고, 나아가 남성 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하려는 근본적인 계기다.






향수 뿌리는 남성





KUNDAL 사의 샴푸를 사용할 때였다.



머리를 감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가싶었다.



해당 사는 유기농, 천연 등의 수식어로 마케팅 하는 것으로 아는데 당시 내겐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샴푸에서 풍기는, 그리고 사시사철 돌격머리, 모히칸, 반삭을 선호하던 내 머리에서 풍기는 잔향.



향기가 주는 즐거움에 하루에 다섯번이라도 머리를 감고 싶을 정도였다.



끈적거리지 않는 산뜻한 사용감, 남자들이 선호한다.



비듬 제거, 탈모 완화 등의 성능, 남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내가 한동안 KUNDAL 사의 샴푸를 쓰던 이유는 그런 거창하고 기술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기본적인 효능은 당연.


단순히 향이 좋아서.



나는 '사용감이 즐거워서' 사랑받는 향장제품을 만들고 싶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중,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당신은 왜 조향사가 되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조향사의 길을 걸을 것인지.



자료를 찾느라 낭비할 시간이 아깝거나, 먹고 사는 일이 팍팍해 조향 학습에 집중할 수 없다면,



아무튼 잘 모르겠다면,


https://kmong.com/gig/399305



읽어보시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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