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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수인의 호수토리 Jun 27. 2021

잃어버린 MVP 시즌 (1부)

제이슨 키드의 01~02 뉴저지 네츠 스토리

2001년 4월 17일.


뉴욕 닉스를 상대로 94 : 100 스코어로 패한 뉴저지 네츠는 26승 56패로 00~01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는 물론, 3년 연속으로 4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며 실망만 가득했던 시즌을 마감한다.


정확히 1년이 지난 2002년 4월 17일.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99 : 94 스코어로 승리한 뉴저지 네츠는 동부 콘퍼런스 1위 기록인 52승 30패로 01~02 정규시즌을 마무리, 불과 1년 만에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며 챔피언십 컨텐더로 급부상한다.


사실 뉴저지 네츠는 매년 챔피언십 컨텐더와는 거리가 먼 프랜차이즈였다. ABA와 NBA가 통합된 1976년 이래, 네츠는 26 시즌 중 무려 21 시즌(!)에 걸쳐 정규시즌 승률 5할 미만을 기록하며 '만년 꼴찌팀'으로 분류되었다. 게다가 사실상 동일한 연고지를 공유하고 있는 뉴욕 닉스의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져 존재감이 없다시피 했다.


이렇게 그 누구의 안중에도 없었던 뉴저지 네츠가 불과 1년 만에 26승을 52승으로 둔갑시키며 전 세계 NBA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배경은 무엇일까? 모든 것은 2001년 오프시즌에 시작되었다.


슬램 커버를 장식한 01~02 뉴저지 네츠 스타팅 파이브 (출처 : SLAM ONLINE)




#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바꾸자


2000년부터 네츠의 사장직을 맡게 된 로드 쏜. 마이클 조던을 드래프트한 장본인이자 오리지널 드림팀의 구성위원장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네츠에서 보낸 첫 시즌인 00~01 시즌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다.


"우리는 리바운드를 더럽게 못하고 수비를 더럽게 못하고 패스를 더럽게 못하고 단합도 되지 않는 팀이었다."

“That first year we were a very poor rebounding team, a very poor defensive team, a very poor passing team and we didn’t have chemistry."

- 로드 쏜 사장, NEW YORK POST 인터뷰 중 -


냉정하기 그지없는 자체평가였지만, 여기에서 네츠 로스터를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그의 계획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쏜 사장은 00~01 시즌 네츠에서 뛴 선수들 중 다섯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조리(!) 교체하는 파격적인 로스터 수정 작업을 시작한다.


2001 드래프트에서 네츠는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3장의 1라운드 지명권과 교환하면서 리차드 제퍼슨, 제이슨 콜린스, 브랜돈 암스트롱을 영입한다. 또한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센터 토드 맥컬로그와 계약을 체결한다.


아울러 지난 시즌에 각각 다리 골절 및 무릎 수술로 인해 장기간 결장했던 케년 마틴과 케리 키틀스가 복귀하면서 핵심 로테이션 선수들인 키스 밴 혼, 루시어스 해리스, 애론 윌리암스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루키 시즌부터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으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한 키스 밴 혼 (출처 : BLEACHER REPORT)


하지만 위와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네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미미했다. 도구들은 갖춰졌으나, 코트 위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장인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기 때문이다. 네츠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으로 큰 기대를 받았던 포인트 가드 스테폰 마버리. 그는 98~99 시즌 도중 미네소타를 떠나 뉴저지에 합류한 이래 화려한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포인트가드로서 팀 성적과 동료들의 플레이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실패하면서 반쪽 스타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결국 쏜은 비장의 카드마저 꺼내 든다. 2001년 7월 18일. 네츠는 피닉스 선즈와의 협의를 통해 스테폰 마버리를 내보내고 제이슨 키드를 영입하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성사시킨다.


'선즈'의 마버리와 '네츠'의 키드가 맞붙은 순간 (출처 : SPORTSKEEDA)


"그들은 마버리를 원했고, 우리는 키드를 원했다. 서로 원하는 트레이드였기 때문에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They were interested in Steph, we were interested in Jason. So it was just a matter of putting the pieces together after that."

- 로드 쏜 사장, NBA.COM  인터뷰 중 -


피닉스 선즈 역시 네츠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제이슨 키드는 선즈에서 4년 반 동안 몸담으면서 올 NBA 퍼스트 팀 및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 선정, 리그 어시스트 리더 3회 등 훌륭한 개인 업적을 세웠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매년 팀을 2라운드 이상으로 이끄는데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울러 키드가 부인 주마나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분위기 전환의 필요성을 느꼈던 선즈의 구단주 제리 콜란젤로는 키드보다 더 젊고 유망했던 스테폰 마버리를 영입하기로 결심한다.


"대다수의 NBA 관계자들이 마버리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There are a lot of people in the league who will say Marbury is as talented a player as there is in the league."

- 제리 콜란젤로 구단주, ESPN 인터뷰 중 -


키드까지 영입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뉴저지 네츠.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이 바뀐 로스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츠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네츠는 여전히 네츠'라는 선입견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키드가 첫 공식 인터뷰에서 네츠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얘기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하나같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키드를 쳐다봤다. '장난하나?' 이 팀은 네츠잖아. 네츠가 정말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다면 네츠 팬들은 축제의 도가니에 빠질 것이다. 네츠는 그 정도로 못난 팀이었다."

He came out and said basically we're going to be a .500 team and everybody looked at him like, 'are you kidding?' This is the Nets. If they go .500 they'll hold a parade somewhere because they were just that bad.

- 뉴욕 포스트 애널리스트 프레드 커버, NBA.COM  인터뷰 중 -


만년 꼴찌팀의 5할 승률을 약속한 키드. 과연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루시어스 해리스, 리차드 제퍼슨, 케년 마틴, 제이슨 키드, 제이슨 콜린스 (출처 : FANSIDED)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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