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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란결 Nov 20. 2022

논리적이지 않은 디자이너

실패를 하기 위한 도전


최근에 강연을 보다가 와닿은 말이 있었습니다. "실패를 하기 위해 빠르게 도전한다. 그리고 성장한다."라는 말이었는데요. 이 말을 들은 순간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실패를 굉장히 싫어하게 되었거든요. 저는 도전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말보다 행동으로 나아가는 성격이었습니다.



익숙함에 속으면 도전이 어렵다

입시미술을 배우며 수시를 준비하던 와중에 갑자기 PD가 되고 싶다며 미술을 그만두려다가 부모님, 선생님에게 잡혀간 적도 있었고, 대학교에서는 배우지도 않던 웹디자인을 하고 싶다며 휴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많은 걸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노선을 변경하여 웹 개발을 배우기도 했고, 다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변덕으로 웹디자인 포폴도 없이 웹에이전시에 이력서를 돌려 취업을 했습니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열정은 낮아질까?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만 해도 열정에 불타서 이것저것 많이 도전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행위에 가치를 매기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평균보다 더 열정이 필요한 일은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한 번에 일을 끝내기 위해 완벽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창의력과 공감이 필요한 직업인데 누군가의 생각을 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논리와 증명을 통해 사실 유무를 따지게 되고, 감정적인 의견일 경우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디자이너의 논리와 효율성

이전까지는 이런 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했으나 『디자인과 인간 심리』를 읽으며 생각해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는데요. 책에서는 디자이너가 논리와 효율성에만 집착하게 되는 경우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 설명합니다.

정말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을까?


기계는 사람에 의해 개념화, 디자인, 구성이 된다고 합니다. 기계는 논리적으로 엄격하고 단순한 행동 규칙을 요구하지만 사람은 비논리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경험으로 행동하는데요. 기계는 사람에게 정확하고 정밀한 행위를 요구하지만 사람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 '사람들이 이 설명서만 제대로 읽는다면 이것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착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설령 그것이 증명된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당신들은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면서 당신이 그들에게 바라는 방식으로 할 뿐이야. 실제로 그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위해서가 아니라.

- 디자인과 인간 심리 중


사용자에게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간의 필요와 행동 방식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을 접근한다면 당연히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오류가 생기는 경우 문제가 됩니다. 좋은 디자인은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 경우뿐 아니라 오류가 생겼을 경우 또한 고려해야 하고,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와 어려움을 정의하고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

최근 들어 현실에 안주하고 점점 실패를 어려워하는 제 모습에 많이 실망했지만 A/B테스트, 데이터 시각화 등 사회에서 요구되는 능력만이 성장의 기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장과 발전의 종류는 다양하고 이런 고민을 하는 자체가 언제든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마음을 고치고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갑자기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디자인'을 넘어 무엇이 되었든 '좋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것은 분명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아프리카로 가고 싶다고 해도 놀라지 않기. 그곳에는 또 다른 좋은 상호작용이 있을 테니까요.








*생각정리에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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