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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열 Jun 08. 2024

6월 모의고사

찢어놓고 오겠다고 했는데 내가 찢겨졌어 ;_:

6월 모의고사 성적은 다소 점수가 떨어진 몇 과목이 있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만큼 다른 시험보단 의미가 있었지만 학원에서는 ‘평가원? 좆밥이지’에 가까웠고 내게는 부담감이 있었다. 19,20살들이 이런걸 하고 있었지.


어렵게 출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의대가 1400명가량 증원이 됐는데 지원자는 역대 최다를 찍은 걸 보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고.

‘아, 선생님 나 진짜 어떡함!’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속으로는 ‘씨! 지들이 어렵게 내봤자 19살 짜리들이 머리굴려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겠지. 걔네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무마해버렸다.


국어는 평소보단 못봤다. 과외선생님께 “제가 찢어놓고 올게요!”라고 호기롭게 외치고 현관문을 벅차고 나갔는데 볼 면목이 없다. 연락 오던데.

수학은 점수도 오르긴 했지만 난이도에 비해서 잘봤다. 모친은 자주하는 말이 있다. 시험이 어렵게 나와야 내가 유리하다고. 그 말은 맞는 것 같다. 내 점수가 난이도에 상관없이 늘 비슷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 신기가 좋았던 나머지 주관식 29번과 30번을 모두 찍어서 맞췄다. 수동 로또는 그렇게 안맞더니.

신기가 있는 날 그렇게 싫어하던 모친은 이번만큼은 입꼬리가 씰룩거리는게 볼만했다.


영어도 난이도가 상당했다. 절대평가인지라 1등급 비율이 1퍼센트 된다라나. 학원 영어쌤이 문제풀면서 욕을 그렇게 하시던데. 지문과 선지 모두 어렵고 헷갈리게 나오긴 했다. 그래도 1등급을 꾸준히 맞던 아이가 3등급을 맞고 나는 평소 보던대로 2등급이 나왔으니 턱걸이긴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흐흫흐 내가 자사고 외고 출신 아이들을 이겨쒀!!”라며.

생물은 점수가 매우 낮았고 물리학은 2,3컷에 걸린것같았다. 물2이번에 진짜 쉽게 나와서 만점자 많을 것 같던데.


생물학 등급을 보며 담임은 밸런스가 무너지는 이런 공부법을 매우 싫어했다. 나중에 한꺼번에 훅 외워서 쭉 푸는 맛이 있을것같았다고 하니까 변태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수학을 맡은 담임은 내가 푼 시험지를 보시곤 수학적 감각이 없지 않다고 이대로라면 9월 모평엔 1등급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신게 기분이 좋았다. 모친도 그런 똑같은 결의 이야기를 해줬지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그 말이 듣기가 좋았다.

어찌보면 난 그런 한 마디 때문에 좋아하는 되게 단순한 인간인데.


아 그나저나 내일 국어과외 가는데 어떻게 하지. 시험지 들고 오라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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