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막 말이 터지던 무렵, 입에 달고 다니던 세 글자.
"고맙디?"
한없이 나를 좋아해주던 아이에게 습관처럼 고맙다는 말을 자주 했던 모양이다.
'고맙다'는 말을 깜빡 잊은 어느 날,
아이는 한참이나 내 입을 물끄러미 보다가
기어이 제가 듣고 싶은 말을 제 입으로 하고야 말았다.
"엄마, 내가 참 고맙디?"
이리도 깜찍한 채근이 있을까.
"그럼! 고맙디!"
"히히히. 고맙디. 고마워!"
아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엄마의 대답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그후로도 기특한 일을 할 때마다
"고맙디? 고맙디, 고마워!"
자문자답을 하며 내 주위를 맴돌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둘째를 떠올린다.
"고마워"
그렇지 않아도 예쁜 말.
거기에 더 예쁜 기억을 보태줘서.
참 고맙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