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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 유학생 상도 Jun 03. 2023

일본인이랑 같이 살면서 느낀 한국인과의 차이

간단한 에세이

“이웃 나라 먼 나라, 일본”이라는 수식어는 참으로 유명하다.


이 말이 유명해진 이유는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약 10개월을 보낸 나조차도 저 문구에 상당한 공감을 하니 말이다.


거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서로 많은 영향을 받고, 닮은 점도 참 많다.

그러나 섬나라라는 특징과 겪어온 역사가 다르기에 다른 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리고 그걸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 이해 아닌 그저 받아들이는 것조차도 우리는 거부감이 들 것이다.

동아리 실에 있는 오래된 텔레비전

그래서 내가 이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조금이라도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다.

그저 “일본인의 이러한 특징을 작가인 상도는 느꼈구나” 정도로만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내가 느낀 게 다른 사람은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사람마다 다르니까 말이다.


다만 지금부터 말할 내용은 일본 사회를 산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혹은 이 특징을 가지고 있거나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특징”이 없다면 진심으로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왕따가 되는 건 기본이고.

아마 적응하지 못해서 상당히 힘듦을 겪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이 특징”은 일본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참 중요하다.


그럼 밑밥은 그만 깔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커피

예전에 “삿스루(짐작하는 것)”이라는 능력을 일본인들이 장착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에 대한 연장선으로 일본인들은 짐작하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발달해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 참 민감하다.


이 사람이 어딘가 불편하거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뉘앙스가 보인다.

그러면 그에 대한 배려를 이 사람들은 하곤 한다.

중국인, 대만인, 미국인, 브라질인 등 다양한 인종을 일본에서 만났지만, 이런 특징은 일본인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일본 사람들이 “착하다”, “규칙을 잘 지킨다”, “선량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길거리를 보면 쓰레기도 별로 없고, 깨끗하다고 느낀다.

실제로 길거리가 더러워지는 이유는 일본인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 외국인일 확률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수업을 듣는 교수님은 일본인들을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건 도대체 왜일까?

계절 한정 호로요이



교수님께서 그런 말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사람들의 상냥함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진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것”,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 일본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규칙이기에 그저 했을 뿐이다.

정말로 선량한 사람도 존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아닌 사람이 더 많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짐작하고, “사회적으로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더 많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참 많이 느낀 게 일본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을 한다.

심지어 이건 다른 일본 교수님께서 직접 그렇다고 말한 이야기이다.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의 점장님도 이런 이야기를 나에게 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사회를 살아보면 “선량한 거짓말“이 참 많다고 느껴진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한 거짓이나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마음의 상처를 받을 진실을 거짓으로 이야기한다.

그게 나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나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어떤 게 진실이건 그냥 그대로 알고 싶을 뿐이니까 말이다.


이걸 깨달은 건 최근의 일이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때가 되니, 일본인 친구와 같이 시간을 보낼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지내보니 무언가 말이 안 맞는 점이 있다는 걸 느꼈다.

아마 일본인 바이어와 미팅을 했는데, 앞에서는 “좋다”라고 이야기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조차 사회적으로 “그 사람의 기분을 망쳐선 안되기에”라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깔려있는 듯하다.


일본 레스토랑의 캬라멜 라떼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일본 사회에서 “선량함에서 나온 거짓말”을 모두가 쓰고, 그걸 쓰는 걸로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을 유지한다.

이러한 게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라고 해서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보다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사람들의 본심을 알고 싶었다.

지금에 와서는 어떻게 보면 무례한 행동이라는 걸 깨달아서 하지 않지만,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러다가 지금의 친구들을 만났다.

일본인치고 일본인 답지 않은 사람들과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노는 시간은 참으로 좋았다.


이런 걸 보면 어디엔가 “나와 맞는 누군가”가 분명히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 “운명”이라는 걸 믿게 되었고 말이다.

그러니 일본인 친구를 사귀거나 연인을 만나고 싶다면, 아마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듯이, 여러분만의 일본인의 인연이 말이다.


다른 사진은 전부 다 애들 얼굴 나와서 이거라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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