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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리자 Dec 07. 2023

시드니 스시 part 1.

#나의 아르바이트 2.

나의 스물아홉!

인생의 가장 쓴 이별의 맛을 보고 나는 호주 시드니로 마지막 워킹홀리데이 티켓을 가지고 떠났다.


처음 예정했던 기간은 6개월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아쉬움이 남았다. 기왕 막차 타고 온 거 일 년을 채우고 가야겠다 싶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가지고 온 돈을 열심히 놀며 썼더니 돈이 없었다. 주당 나가는 집 쉐어비에 생활비를 감당하려면 돈을 벌어야 했다.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뒤지고 뒤져서 형편없는 영어 실력이어도 가능한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니 자리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함께 간 친구와 떨어져 다른 지역으로 가서 농작일을 하거나 양고기를 정리하는 일은 도무지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주 알맞은 알바자리를 알게 되었다.

오너는 한국분이시고 매장을 호주 전역에 가지고 있는 스시집이였다. 말이 스시지 거의 김밥 수준의 스시가 많았다. 서류를 보내고 면접을 봤는데 매장에 가보니 해야 할 일도 거의 스시 마는 일이였다.

바로 다음 주부터 출근!

시드니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있던 나는 기차를 타고 센트럴역에 내려 쇼핑센터 안에 자리한 매장으로 출근했다.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5시간.

원하면 일하는 시간을 더 늘릴 수도 있었지만 내가 돈 벌러 온 것도 아니고 딱 호주에서 생활할 만큼만 벌고 정오부터 남은 시간은 호주의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기로 했다.


어떤 날은 정오에 퇴근해서 센트럴파크에 있는 식사가 가능한 펍에 들러 간단한 요기를 하고 생맥주를 마셨다. 일을 끝내고 시원하게 마신 맥주 한잔에 나는 알딸딸해진다. 호주의 가을은 햇볕은 뜨겁고 그늘은 춥다. 나는 공원 잔디에 누워 아침에 입고 나갔던 점퍼를 뒤집어쓴다. 노곤노곤해진다. 이내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오후 세시. 두 시간은 잠들었나 보다.


‘아 , 이 자유로움의 극치여!’


나는 하루 5시간, 주 5회를 일하고 주급을 받아 쉐어비를 내고 생활을 했다. 한국에서 하루 12시간에서 15시간을 일했던 내게 이 일은 꿀 같은 일이었다.

하루하루가 꿈 같고 평화로웠다.


하지만

그 꿀 같은 일이 다시 업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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