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부모를 잃거나 버림받다시피 한 인생 출발점의 약자들. 십수 년 간 밥벌이도 안 되는 장터나 행사장 노래꾼으로 떠돌며 좌절했던 젊은이들. 부푼 가슴으로 출발한 아이돌 여정에서 낙오된 망 돌이(망한 아이돌)들. 노래가 생업이지만 오를 무대도 없고 생계도 어려워 가수로 살아갈 희망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이들이 절박한 심경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미스터 트롯 무대에 올랐다. 가히 “인생 패자 부활전”을 방불케 했다.
3개월 동안 참가자들은 십수 년 간의 노래 경력에서도 갖추지 못했던 능력을 압축적으로 키우며 무섭게 성장했다. 심사위원들도 성장 속도에 놀라 혀를 내두르지 않았던가. 다방면의 유능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수차례에 걸친 솔로, 듀엣, 너 죽고 나살자 식의 잔인한 데스매치, 협력하며 경쟁해야 하는 팀 미션 등 다양한 포맷의 경연을 거치며 참가자들은 눈에 띄게 쑥쑥 커나갔다. 늘 붙박이로 노래 부르던 몸치들도 현란한 댄스는 물론 기상천외의 퍼포먼스까지 구사할 수 있게 된 기간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낙오되지 않기 위한 피나는 연습과 노력들이 놀라웠다. 실제 성대에 탈이 나고 팔다리 피부가 까지고 피멍 들어 쩔쩔매는 모습도 흔했다. 그러면서도 무대에서는 목소리와 몸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프로의 자세와 능력이 요구되었다. 정예 트롯 가수 양성을 위한 사관학교식 집중 훈련 과정을 방불케 했다. 다른 경연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정경이었다.
방송 제작진이 훈련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 과정을 극적으로 촬영해 노출시킨 효과도 있었겠지만 그런 인상을 갖게 된 것은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자세였던 것 같다. 서럽고 배고픈 패자 인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절박함과 절실함이 사력을 다하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탈락과 통과가 반복되면서 발전하는 모습, 시작할 때와 비교해 놀랍게 세련된 “때깔 ”을 확인하는 재미도 컸다.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크게 성공한 픽션 드라마의 감동과 인기도 이리 처절하게 목숨 건 실제 인생들의 몸부림을 능가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비슷한 시기 Tvn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회당 평균 재생 수가 미스터 트롯보다 낮았다. 인기 절정의 드라마도 일단 종결되면 그뿐, 관심은 급속히 식어 버리는 법이다. 그런데 트롯 맨 들의 인기는 끝난 후 더욱 확산되며 참가자와 장르 모두 단단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유튜브에 속속 생기는 관련 채널 증가, 광고 시장의 쏠림현상, 순회 콘서트 공연의 티켓 파워, 모든 방송사의 연예프로의 시청률 파워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삶의 현장에서 넘쳐나는 인생 패자들, 특히 방황하는 수많은 젊은 패자들에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기회가 꼭 올 것”이라는 일등 수상자 임영웅의 수상소감은 새로운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은 임영웅을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이 오랜 세월 동안 온갖 역경과 좌절을 거친 후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은 산 증인들이어서 진솔하고 실감 나게 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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