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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Aug 23. 2022

상상이 더해져 깨달음도 커지는  환경 이야기

환경의 소중함을 다룬 그림책이나 영화를 고를 때는 직관적이고 사실적인 것도 좋지만, 상상이 더해져 더 흥미롭게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아름답고 즐거운 이야기, 환상적인 모험 뒤에 숨겨진 깨달음을 꼭 찾아보길.


달이 녹아내리는 상상

 <달샤베트>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에어컨을 쌩쌩 틀며 지낸 올여름, 이렇게 지내다가는 그림책 '달샤베트' 이야기처럼 달이 녹아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를 걱정하다 떠올린 이야기로 탄생했다는 '달샤베트'.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밤 에어컨과 선풍기, 냉장고가 뿜어내는 열기에 똑, 똑, 똑 달이 녹아내리고, 반장 아줌마가 녹아내리는 달물을 받아 샤베트를  만든다. 정전이 되자 밖으로 나온 이웃들은 반장 아줌마가 나눠준 빛나는 달샤베트를 먹고 더위를 잊는다.
달이 녹고, 달물로 샤베트를 만들고, 더위를 사라지게 하는 달샤베트라니, 이 기발하고 아름다운 상상이 이 책을 자꾸 펼치게 만든다. 먹으면 시원해지는 달샤베트는 우리 모두가 하나씩 들고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자는 작가의 메시지가 아닐까.


사연 있는 동물들과 기차 여행하는 상상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기차놀이를 하다 일찍 자라는 엄마의 성화에 잠자리에 든 아이는 꿈속에서 기차 여행을 떠난다. 강아지와 떠난 기차 여행 중 여러 동물이 기차에 오른다. 그때마다 아이는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하고 소리치며 대장 노릇을 한다. 사람들이 자꾸 상아를 잘라가는 코끼리, 늪의 물을 다 퍼가서 살 곳을 잃은 두루미 등 코끼리, 두루미, 북극곰, 물개 등 동물들에겐 기차에 탄 각자의 사연이 있다. 아이는 동물들에게 큰 소리를 치지만 동물들의 어려운 사정을 다 들어주고, 함께 어울려 놀고, 위기가 닥치면 함께 해결한다. 마치 환경 문제를 우리 모두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듯. 아이에게 환경 이야기를 들려주기에도 좋지만, 꿈, 기차, 동물, 명령하기 등 아이가 좋아하는 요소들로 가득해 잠자리 동화책으로도 그만이다.



모기약이 모두를 해칠 수도 있다는 상상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


'모기싫어섬' 사람들이 너무 많은 모기로 괴로움을 겪자 똑똑한 사람들이 아주아주 센 초강력 모기약을 발명한다. 초강력 모기약은 정말 강력해서 모기들이 후두둑 떨어져 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초강력 모기약을 맞은 모기를 먹은 도마뱀이, 또 그 도마뱀을 먹은 고양이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가 힘을 잃자 모기싫어섬은 쥐가 드글거리는 마을로 변하게 된다. 결국 자연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당장의 편리함만 좇다 보면 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야기. 인간과 환경이 두루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다.


플라스틱 마을에 산다는 상상

 <로렉스>


공기도, 풀도, 바람도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최첨단 도시 '스니드빌'. 스니드빌은 최적의 생활 환경을 위한 최첨단 시스템이 도입되어 불편함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자연은 전혀 없는 플라스틱 마을이다. 주인공 테드는 좋아하는 옆집 소녀 오드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플라스틱 나무가 아닌 살아 있는 나무를 찾으러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스니드빌 바깥세상으로 모험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하나 남은 씨앗을 구하게 된 테드, 과연 자연을 되살릴 수 있을까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플라스틱 세상을 만든 인간만이 결국 깨끗한 진짜 자연의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아이와 모양만 나무인 플라스틱 나무숲에 살지 않게, 공기를 돈 주고 사서 쓰는 세상이 오지 않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정리 오정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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