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영을 회계적 관점에서 볼 때 근본적인 가정은 ‘계속 기업의 가정(Going-concern Assumption)’입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을 영원히 지속하기 위해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근본은 바로 ‘고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그것을 접하게 되는 과정,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순간, 사용 이후의 느낌까지 소위 ‘고객 경험의 여정(Customer Journey)’에서 경험(Experience)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발생합니다.
최근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객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예전보다 요구하는 사항들도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를 주의 깊게 경청하고, 이를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는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해서 고객의 소리 중 긍정적인 경험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경험 즉, 고객의 불편함이나 불만을 의미하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어떻게 수집하고, 어떻게 처리하며, 관리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고객의 페인 포인트는 고객 센터에 접수된 전화 통화 내용으로 수집되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환경 및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페인 포인트의 수집 채널이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개인들은 페이스북(Facebook)이나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각종 소셜 미디어에 자신들의 의견들을 피력할 뿐만 아니라,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서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많은 불만을 개진합니다.
또한 각종 기사 등에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고객들의 의견이 담기는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다양한 고객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대리점이나 매장 등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도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수 있으며, 제품의 배송이나 설치, 애프터 서비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고객뿐 아니라 기업 내 임직원이 내부적으로 느끼는 다양한 불만 사항들 및 개선 사항도 페인 포인트의 한 범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고객 페인 포인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에서 발생하지만, 실제 수집은 향후 분석까지 고려해서 텍스트(Text) 형태로 수집합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크롤링(Crawling)’이라는 기술을 활용합니다.
‘웹 스파이더(Web Spider)’나 ‘봇(Bot)’으로도 알려진 웹 크롤러(Web Crawler)가 웹사이트를 방문해 해당 페이지를 읽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해당 문서의 필요한 텍스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저장하는 과정을 통해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센터를 통한 전화 통화 내용은 텍스트가 아니라 음성 데이터입니다. 현재까지는 음성 데이터 자체를 분석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이를 텍스트 정보로 변환하기 위해 STT(Speech to Text)라는 기술을 활용하게 됩니다. 녹취된 음성 정보를 STT 엔진을 통해 텍스트 정보로 변환한 후, 이를 분석에 활용합니다.
아마존 알렉사(Alexa)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입력된 음성 내용도 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텍스트를 처리해 분석에 활용합니다. 구매, 배송, 설치 등 다양한 고객 접점(Touch Point)에서 나온 의견들은 별도의 입력창이나 시스템을 통해 텍스트로 입력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텍스트 형태의 고객 페인 포인트 정보들은 텍스트 분석(TA: Text Analysis) 과정을 거쳐 다양한 분석을 수행하게 됩니다. 텍스트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석하고자 하는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먼저 구성해야 합니다. 즉,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어떤 체계 및 기준을 가지고 분석하고자 하는지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텍스트 분석의 대표적인 3가지 분석 기법은 분류 체계 분석, 감성 분석, 키워드 분석입니다.
첫 번째 분류 체계 분석은 제품별 분석 및 속성별 분석을 구분해 수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어떤 제품들에 대해서 페인 포인트가 언급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고, 우리 제품의 어떤 증상 또는 어떤 속성에서 페인 포인트가 언급되고 있는지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매, 배송, 설치, 사용, 서비스 등 고객 여정의 어떤 단계에서 페인 포인트가 언급되고 있는지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석하고자 하는 제품의 분류 체계와 속성의 분류 체계 및 그에 따른 유의어 사전을 정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김냉’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김치냉장고’로 분류하도록 하는 것이고, ‘물이 새다’는 단어가 나오면 ‘누수’라는 증상으로 분류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분류 체계 사전을 택소노미(Taxonomy)라고 하며, 유의어 사전은 시소러스(Thesaurus)라고 합니다.
두 번째 감성 분석은 해당 문서의 긍정과 부정의 뉘앙스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어와 부정어에 대한 사전을 구축해 놓아야 합니다. 주요 키워드와 해당 감성어와의 연관 관계를 통해 이 문서가 긍정인지 부정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분류 체계 분석과 결합해 어떤 제품과 속성에서 부정적 언급이 많이 나타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짜증나다’라는 부정어와 ‘김냉’이라는 단어로 인해 해당 문서는 ‘김치냉장고’의 ‘누수’라는 부분에 대한 페인 포인트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분석은 우리 회사와 관련해 어떤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지와 최근에 급상승한 키워드에 대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키워드의 연관어를 분석해 그 관계에 따른 추가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감성 분석과 결합해 부정적 키워드와 긍정적 키워드를 구분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전 및 분류 체계에 대한 정의가 완료되었다면 수집된 문서들을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법을 통해 각 단어에 대한 형태소 분석을 수행하고, 이 형태소 분석된 단어가 어떤 분류에 속하는지에 따라 제품 분류, 속성 분류, 감성 분류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이트를 통해 페인 포인트를 수집할 것인지에 대한 수집 사이트 정의가 필요하며, 가비지(Garbage) 처리를 위해 수집되지 말아야 하는 사이트 및 단어들도 함께 정의해야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석된 결과들은 분석하고자 하는 관점(Dimension)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차트 및 표의 형태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기간에 따른 페인 포인트를 제품별, 속성별 또는 그 조합으로 구성해서 조회할 수도 있으며, 그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부별 비교 결과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매체에서 페인 포인트가 많이 언급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며, 채널별로 페인 포인트가 어떻게 언급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도 기간별로 조회할 수 있고, 경쟁사와 비교한 결과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텍스트 분석 결과는 웹으로 직접 구현할 수도 있으며, 시각화 솔루션을 활용해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웹으로 직접 구현할 경우에는 보고자 하는 니즈(Needs)에 맞게 원하는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 기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소셜 리스닝(Social Listening) 솔루션 또는 CFM(Customer Feedback Management) 솔루션을 활용해 구현할 경우에는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만, 별도의 라이선스(License) 비용이 들어가며, 솔루션의 특성상 원하는 모든 기능을 구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장단점을 잘 파악해 구현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고객의 전화 한 통으로 전해진 음성 데이터를 텍스트로 만들고, 분석의 방향에 따라 분석한 후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다면 다양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가장 먼저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를 기반으로 해서 해당 제품이 어떤 부분에서 불만이 많은지를 파악해 그 부분에 대한 품질 개선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활용해 신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당 페인 포인트를 반영해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 여정 단계 중 구매 단계에서 페인 포인트가 많이 도출되고 있다면 구매 프로세스를 고객이 이용하기 편한 프로세스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고, 구매 접점인 매장 및 대리점의 환경 등을 개선하거나 직원들의 응대 태도 등에 대한 개선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송 및 설치, AS 서비스 등에서 페인 포인트가 도출된다면 배송 및 설치까지의 소요 기간 단축, 처리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전문적인 기술 교육 실행 등을 통해 페인 포인트를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사이트나 카페 등에서 페인 포인트가 자주 언급되는 상황이라면 해당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마케팅적인 관리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객 센터나 서비스 센터의 업무 프로세스도 페인 포인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혁신적으로 변화 시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페인 포인트 분석은 기업의 특정 업무 영역에서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체 업무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어떻게 잘 수집하고 분석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결과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은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지속적인 사업 영위의 기반은 바로 고객임을 인식하고,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듣고 해결하는 것을 기업 업무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관리하는 것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한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CX전략그룹
인터비즈 조현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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