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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 Oct 05. 2023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과외 전 저녁을 먹을 때 너무 좋았다. 점심을 거른 그녀의 뱃속에서는 먹을 것을 달라고 꼬르륵.. 꼬르륵.. 신호를 계속 보냈다.


 아이들의 학교가 끝나고 숙제를 봐주고 나니 16:39분.. 이제 가야 할 시간이다.


그녀는 자전거를 타고 다시 사무실로 갔다. 10분의 짧은 전화영어를 하고 본업의 참가자 중 두 분과 통화를 하고 다음 수업 전 밥을 먹었다. 흰 밥에 김자반 그리고 불닭소스를 곁들여 먹었다. 이 맛이라며, 그녀는 감탄했다. 수업이 다 끝나고 소화가 다 되었으리라 그녀는 생각했다.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회사문을 나서자마자 속이 부대끼기 시작했다. 명치 부분에 무언가 꽉 막혀 있는 느낌이었고, 그 집에 가까워질수록 메스꺼움이 더 심해졌다. 소화가 안 된다.


 샤워를 하면서 그녀는 헛구역질을 연거 푸했다. 혹시나 구토를 할까 봐 얼른 샤워를 마쳤다. 옷을 입고 화장품을 바르고 부랴부랴 탄산수를 마셨다. 소화가 되는 기분이 잠시나마 들었다. 역시나 착각이었다. 소화가 되지 않는다.


 역시 이곳에서는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녀는 잠시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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