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지 않네
어제 지난 입춘이 동지를 부르네
하루를 헐어 놓아도 눈 깜빡 할 사이
월요일인가 하면 어제 같은 토요일
한 달도 쓴데 없이 사라지고
숨 한번 제대로 쉰 적 없는데 후딱 달아나네
구멍이 난 주머니 꽤 차고
돈 쓰는 재미는 쏠쏠하다만
통째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세월로드네
헐어 놓으면 써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돈처럼
잡을 수도 없고
붙들어둘 수도 없는
이길 장사 없다는 세월 앞에서
아풀사 이럴 줄 몰랐네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보폭이나마 줄이려 나, 책장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