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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양자 Dec 21. 2024

시 꾸러미

이길 장사 없다는





마디지 않네





어제 지난 입춘이 동지를 부르네


하루를 헐어 놓아도 눈 깜빡 할 사이

월요일인가 하면 어제 같은 토요일

한 달도 쓴데 없이 사라지고

숨 한번 제대로 쉰 적 없는데 후딱 달아나네

구멍이 난 주머니 꽤 차고

돈 쓰는 재미는 쏠쏠하다만

통째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세월로드네

헐어 놓으면 써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돈처럼

잡을 수도 없고

붙들어둘 수도 없는

이길 장사 없다는 세월 앞에서

아풀사 이럴 줄 몰랐네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보폭이나마 줄이려 나, 책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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