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과 오늘

[너의 하루가 따숩기 바라]를 읽고

by 김감독
도서 [너의 하루 따숩길 바라]

어찌 보면 평탄하다면 평탄할 수도, 굴곡이 있다면 굴곡이 있는 ~

물론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만 엄청난 굴곡이었지만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그렇다고만 투정 부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강연에서 심리 상담하시던 분이 인생의 그래프를 그려보라고 했던 일이 문득 기억난다.

아마, 그때 나도 모르게 흰 백지의 경계를 훌쩍 넘어 실제 바닥 아래도 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해 그분을 적잖이 당황케 했었다. 그분의 입장에선 똘끼 충만한 수강생이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똘끼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진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낯가림이 극심한 성향에 강연을 들으러 간 자리에서 처음 보는 강사분께

그것도 적막 속에 수십 명이 백지에 인생 그래프를 그리며 몰두하고 있을 때

바닥을 기괴하게 긁으며 의자에서 벗어나 나무라고 사기 치는 바닥에 점을 찍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내가 왜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도무지 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누군가에게 나의 현 상황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때 그 시절 내게 이 책을 줬다면 훨씬 더 많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겪을 만큼 겪었고 스스로의 포옹과 다독임으로 치유해 온 그 많은 시간에

이 책이 곁에 있었다면 아무래도 큰 힘이 되었을 것 같아.

지금에선 뭐랄까, ‘그렇지, 그렇게 해야 버텨낸다’에 관한 공감과 끄덕임.

내 마음을 따숩게 하고 위로를 받았다는 것보다는 공감이었다. 이 책은.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은 내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7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그 카테고리에 맞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리만큼 중반 5개의 카테고리에선 나 스스로 무덤덤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쉽게 풀어보자면,

감정인 우울.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우울하기보단 감성에 젖고, 잔뜩 기대했던 일에 불합격 통보를 받아 스며드는 우울은 우울을 벗어날 수 있는 숲속 산책을 하면 되는 등 그 나름의 노하우를 찾았고, 관계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도 오래, 사랑과 외로움? 사랑이란 감정으로 고민을 해본 지도 오래, 외로움? 그게 무언가? 또한, 일상의 스트레스? 프리랜서라는 직종의 특성상 나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살다 보니 이 항목에 쏟아지는 고민과 상처가 지금 나를 비껴가고 있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살면서 고민하고 상처받는 7개의 카테고리에서 무려 5개가 제외되었다는 것!

스스로 자책하고 땅굴을 파고 겨울잠을 자기 위해 숨어들어 가려고 해도

끄집어내고, 최고라고 다독여 주는 내 편이 생기고부터 이 고민과 상처로부터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고

나만의 고집이 생기고

스스로 치유와 응원을 할 수 있는 경험치가 극대화됐어도

여전히 자존감과 인생, 이기적일 용기(그러니까 이 책에서 이기적일 용기라는 것은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을 위해 이기적인 태도를 보일 용기이다. 역시 나 또한 남의 시선을 매우 신경 쓰는 타입이라, 거절 못 하는 병에 걸려있다.)에 대해서는 기복이 심한 편이라 사소한 일에도 자극이 되고 스스로 자책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나 긍정적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늘 곁에 있는 사람 덕분에, 긍정적으로 오랜 시간 지켜봐 준 가족 덕분에 그 나머지의 문제들은 내 마음의 상처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로소 성장한 느낌.

세월은 그냥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속이 뒤집어지고, 분노가 치밀고 배신을 당하고 억울해서 화병이 생기는 그러한 일들도

‘경험’이라는 빌드 업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단단하게 성장한 것이다.

전장에서 쏟아지는 화살에도 버텨낼 수 있는 갑옷.

내 편과 내 가족은 과거부터 언제나 동일한 위치에 있었다.

그들이 내게 해주는 응원을 의심하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

그게 바로 갑옷이고 현실적 성장이다.


좌절하고 부서지고 무너져 절망적이었던 그 시기와 시간.

물론 그 누구도 절대 겪지 말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지만

웃기지 않은가?

지나 보면 그리 큰일이 아니었던.

그래서 살게 되고 살아내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작은 행복이 더 큰 행복을 불러올 것이라는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의 위로처럼

노력하고 애쓰지 않아도

어느새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감사하게 되고

그것으로 웃게 되고

내일은 좀 더 크게 웃을 일을 만들 궁리를 하며

내 앞에 보이는 작은 행복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 자연스러움이

이러한 나의 태도가 내 삶을,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과거에 나도 그랬다.

너무 외로웠고, 답답했고, 억울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잘~~~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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