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결혼하다 (조나단 드미 감독, 2008)
영화 보는 내내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레이첼의 동생 킴에게 심히 감정이입이 되어서다.
나 역시 별 문제없어 보이는 우리 가족, 그 안에 속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종종 가진다.
킴만큼 가족의 골칫덩어리는 아니지만.
그런데 이것이 뭔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영화 속 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거다. 얼마나 속상하고 슬플지.
레이첼의 결혼식은 전야제부터 본식까지 내내 축제다. 지인들로 이루어진 다양한 뮤지션과 공연가들이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축제를 만든다. 여러 장르의 음악이 흐르는데 모든 음악이 다 좋다. 특히 무반주로 부르는 신랑 시드니의 노래는 최고다.
킴은 함께 즐기지 못한다. 그 안에 속하고 싶지만 자꾸 겉돈다. 행복한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
변하고 싶고 노력하고 있지만, 자기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언니 레이첼은 킴을 힐책하고 입바른 말만 한다. 아빠는 그녀를 보호해야 할 나약한 사람 취급이고.
그녀가 큰 사고를 친 것은 명백하지만, 사실 그때 그녀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였다. 그래서 그녀는 억울하다.
그 마음을 엄마에게 퍼붓는다. 그래 놓고서 죽을 만큼 자신이 더 아프다.
가족이기에 또다시 만나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가족만큼 힘이 되어주는 사람도 없지만, 때론 큰 아픔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참 신기하게 사람들은 꾸준히 가족을 만든다. 레이첼처럼.
가족은 그런 건가보다.
언니는 동생을 비판하고 힐난했지만, 상처를 보니 맘 아파서 상처를 닦아주고 안아준다.
아빠는 딸을 위로하고 보호하려 억지로 슬픔을 눌러놓지만, 또 아빠라서 그 슬픔이 튀어 오르기도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준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서 벗어나도 시선이 머물고 마음이 간다.
어쩔 수 없이 애틋한 존재다. 가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