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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15. 2024

초록의 시간 888 세상에 잠긴 문은 없다는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서너 살 아이 마음으로 사시는

울 엄마는 시도 때도 없이

자꾸만 문을 닫으라고 하십니다

창문이 열려 있으면 불안하신가 봐요

세상의 모든 문은 다 닫혀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신가 봅니다


바람이 들어오고 나가려면

문을 열어야 한다고

나는 엄마를 달랩니다

문을 활짝 열어 놓아

파란 하늘도 들어오고

좋은 일들도 들어온다고 덧붙이면

알았다~ 고개 끄덕이시다가도

하나 둘 셋을 헤아리기도 전에

다시 문을 닫으라고 하시니

참으로 대략 난감~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닫힌 문 앞에서 갑갑해지고

답답해막막해져서

되도록이면 창문들을

활짝 열어둡니다


날이 추워지니 어쩔 수 없이

모든 창문을 닫게 되지만

그중 어느 하나는

조그맣게라도 열어서

마음의 비상구를 마련합니다


누구나 오답이 아니고

누구든 정답이 되는

활짝 열린 세상이면 참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닫힌 문 앞에 서 있는 것처럼

갑갑하고 막막해지다가

그만 무력해지고 마니까요


세상에 잠긴 문은 없고

너무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는

마술과 범죄의 멋진 콜라보

완전범죄 매직쇼라기에

'나우   : 마술사기단'

영화의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영화 속 마술의 세계가

신나고 신기하고

유쾌하고 재미나서

우두커니 멍 때리듯 보면 되는

화려한 마술멍의 시간입니다


지금 나를 보고 있나요~

'Now You See Me '라는 제목은

마술사들이 마술을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쓰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해요

눈에 보이다가 사라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마술시작이라는 의미인 거


길거리공연을 하던 

무명의 마술사 네 사람 

누군가 보낸 타로카드를 받아 들고

카드에 적힌 초대 날짜에 맞추어

초대받은 장소로 모입니다


리더이며 화려한 카드 마술사인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

상대방생각까지도 한눈에 읽어내는

최면술사 메리트(우디 헤럴슨)

위험천만 탈출 마술의 달인

미녀 마술사 헨리(아일라 피셔)

잽싼 손놀림의 소매치기이며

잠긴 자물통 열기고수 

(데이브 프랑코)

네 사람의 마술사가 모여

포 호스맨  마술쇼가 시작됩니다


법과 논리를 피해 가는

최정예 마술팀  호스맨의

라스베이거스 특별마술쇼는

3초 만에 은행 금고를 터는 것으로

등장부터 화려하게 시선을 끌고는

FBI와 인터폴에게 쫓기게 되며

두뇌게임을 펼칩니다


소매 속에 아무것도 없다고 웃으며

잡았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아차 뒤통수를 맞을 거고

가까이 보면 더 안 보일 거라고 

카드 마술을 하며 던지는

아틀라스의 말속에

영화의 묘미가 반짝입니다


그렇군요 독심술은

대상에 대한 추측이라네요

마술사의 제1 수칙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리고 시선 돌리기는

마술의 기본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죽지 않고 돌아온 금고털이 잭이

세상에 잠긴 문은 없으나

미해결로 두는 게 좋은 것도 있다며

비밀을 잠그고 자물통을 걸고 

열쇠를 내던지는 마무리가

화려한 시작에 비해

좀 허술하긴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이고

마술은 마술일 뿐이니까요

속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잠시 누릴 수 있는 환상이니까요


탈출 불가능한 상황 속에

견고한 장치로 묶여 있다가

아슬아슬하게 탈출하는

릴리즈 트릭이 흥미롭습니다 


그 순간 집중하지 않으면

몹시 위험한 마술을 대역 없이

직접 해 냈다는 헨리 역의 배우

아일라 피셔는 쇠사슬로 손발이 묶인 채

숨을 참고 버티다가 물탱크를 탈출하는

위험한 마술을 아슬아슬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맨 몸으로 천장 높이 몸을 띄우며

공중제비기도 하고

비눗방울 안에 들어가 객석을 날아다니는

헨리(아일라 피셔) 매력적인 모습에

눈과 마음을 뺏기며

화려한 볼거리에 잠시 마음을 녹이는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에 잠긴 문은없다는

영화 속 잭의 대사가 좋아서

가까이 보면 더 보이지 않는다는

아틀라스의 대사 또한 흥미로워서

속편들도 천천히 챙겨볼 생각입니다


춥고 긴 겨울날의 얼음길

사뿐사뿐 건너뛰려면

현실을 성큼 넘어설 수 있는

마법의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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