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Dec 27. 2024

초록의 시간 896 행복은 옆에 있다

바로 그대 곁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뒹구르르 집콕생활에 익숙하고

습관처럼 집밥을 애정하다 보니

어쩌다 친구가 놀러 오면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솜씨가 좋으면

따뜻한 집밥 한 끼 나누면 좋은데

꽝손이다 보니 쉽지 않아서

근처 백화점 식당가를 찾게 되는데요

해가 바뀌는 시점이다 보니

모임들이 많은 탓에

여간 번잡하지 않아요


그래서 집 가까이 숨어 있는

조그만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며칠 눈여겨보았어요


늘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간판도 익숙하고

점심때면 젊은이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숨은 맛집인가 보다 짐작은 했었죠


파스타를 좋아하는 친구이고

점심시간을 좀 지나 만나기로 해서

함께 가기로 한 껌딱지 동생에게

온라인 예약을 부탁하고

약속한 날 친구와 함께

늘 스쳐 지나기만 하

음식점에 들어섰는데요


실내는 그리 넓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감성적인 실내 풍경이

정겹게 눈에 들어오고

맛있는 냄새도 반갑게

우리를 맞아줍니다


맛있는 냄새가 바로

행복의 냄새라고

친구가 웃습니다

먹고 싶었던 파스타 냄새라는

친구의 말에 문득 생각했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곁에 있구나~


맛있는 집을 바로 곁에 두고

그동안 멀리 찾아다닌

내가 바보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났어요


행복은 그런 거구나

무심히 스쳐 지나던 길에

잔잔히 머물러있는 행복을

너무 가까워서 그냥

눈여겨보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바보처럼 지나치는구나~


샐러드가 신선하다는

친구의 행복한 모습을

찍어주고 싶었으나

사진 찍히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친구의 취향을 존중하기로 합니다


대신 싱그러운 샐러드를

사진으로 찍어봅니다

이 순간 향긋한 행복의 향기를

간직하고 싶은 까닭입니다


그렇군요

행복은 늘 가까이

있는 듯 없는 듯 머무르다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바로 그 순간  활짝

빛나는 웃음을 건넵니다


내 곁에 그리고 그대 곁에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반짝 빛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상큼한 샐러드 한 잎

집어드는 바로 그 순간이

무지갯빛 금싸라기처럼

눈부신 행복임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