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아내보다 내가 요리를 잘한다
모리셔스의 리조트는 각 리조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은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카타마란, 돌고래 투어 등이 있다.
우리가 2박을 한 '선라이즈 애티튜드 리조트'에서도 이런 액티비티를 제공하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리조트 퇴실날, 동부 카타마란을 가는 것이었는데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다. 역시 얼마 안 있어 굵은 비가 떨어졌고 요트를 타고 가야 하는 액티비티 특성상 날씨가 맑은 날 가고 싶어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우리는 직접 모리셔스 음식을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리조트 리셉션에 가서 요리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오픈 키친으로 이동했다.
오픈 키친에는 이미 자리를 잡고 대기하는 커플과 가족들이 있었는데, 나이도 나라도 제각각이었다. 서로 어색해하며 어디서 왔는지를 묻다 보니,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직원이 왔다.
자 가족 당 한 명씩 오늘의 요리사를 결정해 주세요.
나는 리브를 가리켰다. 사실 우리 둘 중에서 더 요리 경험이 많고 잘하는 건 나다. 그런데 직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오늘만큼은 남편이 요리사입니다.
아니 선생님, 요리를 배워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제 아내예요!
내가 리브가 소개를 받고 두 번째 만남을 가졌을 때일 거다.
나는 자취방에서 혼자 살면서 수비드머신과 오븐으로 요리를 해 먹는 이야기를 리브에게 해줬다. 그러면서 리브에게 자신 있는 요리를 물어봤다.
제 남동생이 호텔 셰프에요
응? 저는 당신의 요리실력이 궁금한 건데요?
지금 저 이야기를 들었으면 리브의 비논리적인 답변에 항의를 했을 텐데, 수줍은 소개팅 두 번째 만남에서 그렇게 따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혼 후 리브가 해준 요리를 보니... 처남은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누나를 숨겨야 할 거 같다.
다음은 리브가 한 요리의 예시이다.
이 요리들은, 아니 제품 패키지에 있는 설명서를 읽으면 조리할 수 있는 것들을 리브는 처참히 실패했다.
그래서 지금도 생각한다.
신혼여행에서 리브가 요리했어야 했다.
어쨌든 나는 다른 두 새신랑과, 두 명의 어머니와 함께 셰프 모자와 앞치마를 받아 입게 됐다. 음 적어도 다른 나라의 새신랑보단 내가 요리를 좀 더 해본 거 같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아내들이 남편을 향해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며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브한테 요리를 시키고 내가 저 말을 했어야 했는데...
요리는 어렵지 않았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이미 모두 손질이 되어 있어서, 우리 셰프들은 단순히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기만 하면 됐다.
그래도 이 중에선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질문도 해가면서 열심히 만들었다.
이렇게 완성한 탄두리 커리 치킨이 이 날의 점심이 되었다.
사실 맛은 없었던 거 같다. 모리셔스의 요리 체험이라고 해도 모리셔스만의 전통 요리가 아니라 인도 요리이기도 했고 특별한 향신료가 추가된 것도 아니었다.
이는 지난번 글에서 소개한 모리셔스의 '크레올 문화'의 영향이기도 한데, 다양한 인종이 모이다 보니 식사도 각 나라의 요리가 모두 들어온 상태였고 호불호가 없어야 하니 향이 강한 건 따로 쓰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먼 타국에서 요리도 해보고 재밌는 체험임에는 분명하다.
맛있었지.
다칠까 봐 걱정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