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을 보고...
오랜만에
마음에 남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작품을 보기 전에도 그리고 보면서도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하며 본 영화였다.
그럼에도 봐야겠다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왜'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왜 그랬을까?'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작품 마지막에 왜에 대한 해답이 나왔을 때
난 결론이 아닌 이유에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다.
사물을 볼 수 없어도 그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도장을 만드는 장인이
왜 보이는 이들의 어리석은
편견과 선입견을 똑같이 닮았던 걸까?
눈 대신 손으로
나무 목각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아름다움을 만들던 이가
그 나무의 보이는 무늬가 아닌
그 나무의 촉각을 느끼고
멋진 쓰임을 만들던 이가
왜 사랑하는 이의
따뜻한 말과 행동에서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까
정말 잘하는 건
아름다움을 찾는 게 아니라는 걸
정말 의미 있는 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인란 걸
잊은 그에게
어리석음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의
쓸모를 찾게 해 주었으면서
정작 자신은 그 쓸모를
팽개치고 파괴까지 해 버린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이해도 용서도 안 되는 마음이다.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주인공 배우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난 그 배우가 등장한 다른 영화에서
어쩐지 그 배우의 모습과 행동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동안 별로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별로라고
좋아하는 배우가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엄밀히 말하면 그 배우가 그 역할을
너무 찰떡같이
잘했다는 의미일 텐데 말이다.
영화 속 그 배우의 모습만 가지고도
비호감을 가지는 내 모습에서
어리석음의 모습이 보였다.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외모에서부터 음성까지
보이고 듣는 모든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름다운 게 점점 좋아지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보이는 걸 넘어서는 아름다움을 찾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