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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대하여

영화 '얼굴'을 보고...

by 에밀리아

오랜만에

마음에 남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작품을 보기 전에도 그리고 보면서도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하며 본 영화였다.

그럼에도 봐야겠다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왜'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왜 그랬을까?'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작품 마지막에 왜에 대한 해답이 나왔을 때

난 결론이 아닌 이유에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다.


사물을 볼 수 없어도 그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도장을 만드는 장인이

왜 보이는 이들의 어리석은

편견과 선입견을 똑같이 닮았던 걸까?


눈 대신 손으로

나무 목각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아름다움을 만들던 이가


그 나무의 보이는 무늬가 아닌

그 나무의 촉각을 느끼고

멋진 쓰임을 만들던 이가


왜 사랑하는 이의

따뜻한 말과 행동에서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까


정말 잘하는 건

아름다움을 찾는 게 아니라는 걸

정말 의미 있는 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인란 걸

잊은 그에게

어리석음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의

쓸모를 찾게 해 주었으면서

정작 자신은 그 쓸모를

팽개치고 파괴까지 해 버린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이해도 용서도 안 되는 마음이다.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주인공 배우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난 그 배우가 등장한 다른 영화에서

어쩐지 그 배우의 모습과 행동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동안 별로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별로라고

좋아하는 배우가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엄밀히 말하면 그 배우가 그 역할을

너무 찰떡같이

잘했다는 의미일 텐데 말이다.


영화 속 그 배우의 모습만 가지고도

비호감을 가지는 내 모습에서

어리석음의 모습이 보였다.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외모에서부터 음성까지

보이고 듣는 모든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름다운 게 점점 좋아지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보이는 걸 넘어서는 아름다움을 찾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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