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었다.
잘 쓰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한건 오래되지 않았다.
30대가 넘어가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게 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부침을 겪으며 그날그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때 글쓰기를 처음 접한 것 같다.
그 당시의 글쓰기에 대한 원동력은 우울한 감정이었다.
우울한 감정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당시의 글은 우울한 감정이 가득한 내 감정을 토해내려고 쓴 글이라 정리되지 않고 미사여구가 가득한 감정만이 가득한 글을 썼었다.
(조만간 그때의 감정이 가득 들어간 글을 정리해서 올려야겠다.)
그렇게 한동안 감정이 가득한 글을 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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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는 블로그에 여행, 맛집, 카페 후기를 쓰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는듯했다.
쳇바퀴처럼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썼다.
아내는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왜 다시 일을 하냐고 물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회사에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집에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나쁘진 않았다.
소소한 즐거움을 느낀 것 같다.
아마 회사에서도 보고서를 수정하고, 미사여구를 붙일 때 내심 즐겁지 않았을까.
보고서를 쓸 때는 괴롭고, 다 쓴 보고서를 첨삭할 때 그때만 즐거웠던 것 같다.
보고서를 쓰는 것은 일이고, 첨삭은 글쓰기로 느껴졌기 때문일까.
그래서 집에서 쓰는 블로그도 그리 싫진 않았다.
비록 방문자 수에 일희일비하지만, 이건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가장 큰 걱정은 내가 쓴 글이 어떻게 비쳐질까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엔 너무 부끄럽다.
행여나 허세가 가득하다고 하지 않을까.
내용이 읽히지 않는다고 하지 않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등등
생각이 많은데 더 많아졌다.
그래서 오히려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했던 것 일 수도 있다.
이렇게 글 하나를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글을 쓰려고 블로그에서 여러 글을 쓰며 뻔뻔함을 길렀다.
시작은 쓰다 보니 주저리주저리 쓰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종종 생각나는 글을 두서없이 쓰려고 한다.
때로는 짧은 글, 때로는 시 형식을 빌린 허세 가득한 글, 때로는 일기와 같은 글들을..
글을 쓰는 즐거움 속에서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되돌아보기 위하여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