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중반에 새로운 취미 시작하기
나는 사진을 좋아한다.
정확히는 내가 찍은 나의 사진을 좋아한다.
'나는 어떤 느낌을 좋아합니다.'라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사진으로는 내가 어떤 느낌을 좋아하는지,
어떠한 감성을 추구하는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나의 작업물들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나만의 공간에 사진을 올리면서 사진에 대한 나의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찍은 사진은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 섭섭하다.
내가 찍은 사진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사로잡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왜 나만 좋아할까?
나도 적당한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장 찍은 사진 중 한 장을 고르고, 그 사진 한 장도 심혈을 기울여 색감과 구도를 보정한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 내 사진은 나만 좋아한다.
나도 사진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배우는데 시간을 쓰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미 출퇴근 및 회사 일을 하면서 기력과 열정이 소진된 상태에서 사진을 배우기 위하여 열정을 다시 쏟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나도 별도로 시간을 더 내고, 열정을 가진 취미가 있었다.
테니스는 강습을 듣기 위하여 평일 퇴근하고 수업을 들었으며, 블로그는 매일 1~2시간 짬을 내어 작성하고 있다.
물론 테니스와 블로그도 시작하기 전에는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시작하게 된 동기는 명확했다.
아내와 같은 취미를 가지기 위하여 테니스를 시작했고, 아내와 함께한 도쿄 여행을 기록하기 위하여 블로그를 시작했다.
고민 끝에 어렵게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하며 즐기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나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그 정도까지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아니면 사진을 바라보는 나의 애정이 크지 않다던가. 분명 사진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뿌듯하지만 딱 거기까지 일 수도 있다.
내 사진을 알아봐 주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탓하면서도 나의 열정과 애정은 탓하지 않았다. 내가 좀 더 애정 가득한 눈으로 사진을 바라봤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배움으로 이어지기까지 마음속에 있는 애정을 사진에게 조금씩 조금씩 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