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활한 ‘스플래쉬 브라더스’
장장 8개월의 NBA 미국 프로농구의 대장정이 끝났다. 정규리그 81경기, 플레이오프 20여 경기를 합쳐 100경기 이상을 뛰어야 파이널 무대의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이런 리그에서, 샌프란시스코를 홈으로 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4년 만에 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골스의 우승은 농구팬의 입장으로서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1. ACE의 눈물
골스의 가드 스테픈 커리는 리그 최고 몸값의 슛터다. 역대 삼점슛 1위, 최초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 등 NBA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8년 동안 팀은 6번의 파이널에 진출했고, 이 중 4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마이클 조던이 6번의 파이널 무대를 모두 우승으로 이끈 시카고 불스를 잇는, 2000년 이후 최고의 팀이다. (물론 코비 브라이언트의 레이커스와 케빈 가넷의 보스턴, 르브론의 마이애미도 강력한 팀이었다.)
팬들과 가족이 어우러진 우승 세리머니 속에서 커리만이 눈물을 보였다. 에이스가 가져야 할 책임감과 중압감 모든 걸 보여주는 눈물이었다. 리더로서, 팀의 중심으로서 커리의 눈물은 아름다웠다. 3년전 파이날에서 탐슨과 듀란트의 부상으로 홀로 분투하다 2-4로 레너드의 토론토 렙터스에게 무릎을 꿇고, 2시즌을 팀의 재건을 위해 와신상담해야 했던 워리어스의 심장 스테픈 커리는 그 어느누구보다 벅찬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2. 7년 전 주춤 멤버로 이뤄낸 우승
NBA는 총 30개 팀이다. 괴물들이 각 팀 20명씩만 해도 총 600명이 존재한다. 그리고 매년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초특급 멤버들은 리그 판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현중도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런 정글 속에서 7년 전 주축 멤버인 탐슨과 그린, 그리고 커리 이 세명이 주축이 되어 또다시 우승을 차지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세명 중 한명이라도 부상등의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되거나, 불어난 몸값으로 팀을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nba시장이다. 그리고 매년 각 팀들은 슈퍼팀을 만들기 위해 각 팀의 초특급 에이스(르브론, 어빙, 듀란트, 하든, 앤써니 등)들을 묶어놓기 위해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한다.
3년 전 파이널 무대에서 십자인대 파열로 코트를 떠나 이번 시즌에 돌아온 탐슨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는 것 또한 드라마틱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스플레쉬 브라더스’를 다시 볼수 있게 된 것은 팬에겐 그것 자체만으로 떨리는 흥분을 선사했다.
3. 팀 속에서 더욱 빛나는 개개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위긴스를 제외하고는 골스에서 드래프트로 뽑은 순수 골스맨들이다. 이미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주축 멤버인 커리, 탐슨, 그린을 중심으로 조던 풀, 오터 포트jr, gp2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을 이쁘게 키워냈다. 그리고 전미 고교랭킹 1위였던 위긴스가 계륵으로 취급받던 미네소타에서 옮겨와 그동안 숨겨왔던 잠재력을 제대로 터트렸다. 어떤 팀에서 어떻게 조화되느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은 한 없이 달라진다. 그 또한 팀을 이끌고 있는 커리의 힘이 아닐까 싶다.
4.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180cm~190cm 신장의 선수가 2미터는 명함도 못 내미는 NBA 무대에서 탑이 되기란 쉽지 않다. 과거 아이버슨이 대표적이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고, 비슷한 신장의 어빙을 비롯한 리그 정상급 가드들도 팀의 주 득점원이 되어 우승 반지를 끼는 경우란 거의 없다.
다소 왜소한 체구, 평범한 점프, 폭발적이지 않은 스피드를 가졌음에도, NBA 정상에 설 수 있다는 믿기도 힘든 사실을 증명했다. 당장 은퇴한다 해도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과 함께 NBA 레전드의 반열에 올라왔다. 마지막에 받은 파이널 MVP 트로피는 커리가 쌓은 업적 중 하나일 뿐이다.
2022~2023 NBA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그리스 괴인 아테토쿤보, 2년 연속 정규리그 MVP 요키치, 무관의 제왕 크리스 폴, 세르비아의 신성 돈치치, 사기 캐릭터 듀란트, 절대 강자 르브론, 소리없이 강한 버틀러, 공중에서 춤추는 모란트, 최강 센터 엠비드.. 그리고 스테픈 커리.
내년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ACE가 가진 책임감....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 준 2022년 NBA 파이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