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더블린. 더블린 국제 문학 축제에 참여하러 왔다. 이번 더블린 일정은 엄청 널널하다. 오기 며칠 전에야 내가 꼭 참여해야 할 일정이 딱 하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순간 깜짝 놀라 일정 하나를 겨우 더 넣어서, 6박 일정 동안 이틀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여행을 하게 될 듯하다.
지지난해 싱가포르 북투어를 시작으로 지난해 스페인, 브라질 일정을 경험하며, 이젠 너무 바쁘게 다니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정말 너무 힘들었어서. 스페인과 브라질을 연이어 다녀오고 나서는 그 여파가 한 달이나 갔다. 특히 스페인에서 돌아온 날에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고통스럽게 피로했는데, 정말이지 살면서 처음 느낀 강도의 피로였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렇게 일정이 없으니 이건 또 이것대로 애매하다. 이왕 왔으니 독자분들 많이 만나고 싶은데 그럴 기회조차 없다니. 이렇게 된 이유는 보통은 그 나라 출판사 주최로 초대를 받다보니 출판사에선 홍보를 위해 나를 여기저기 많이 데리고 다닌다. 그런데 이번 더블린 일정은 더블린 국제 문학 축제에서 초대한 것이기 때문에 나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닐 이유가 없는 것.
암튼 오늘 더블린에 도착했고, 방금 두 시간 정도 걷다가 들어왔다.
한국에선 잘 시간이어서 거의 졸며 스타벅스에서 뭐 좀 사먹고, 영화 <원스>에 나온 그래프톤 거리도 가보고,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서점에 들어가 휴남동 서점을 찾아봤는데 딱 발견해서 사진 찍고, 이후로도 더블린 사람들을 따라 열심히 무단 횡단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들어왔다.
이렇게라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짧게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