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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새 Aug 21. 2020

중국은 위험하고 무서운 도시?

호주 워킹홀리데이 기록


"중국은 돈준다고 해도 안갈거야"

나만의 여행 철학이 있었다. 중국은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난다는 뉴스를 자주 본 탓인지, 중국을 여행하거나 가고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했었다. 그러나 호주를 가기 위해선 중국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야했고 '광저우'에 도착했다.

광저우(사진은 생각보다 도시이다 몰랐다)

한국보다 여름이 빨리 시작되는 곳. 홍콩과 가까워서 습도도 홍콩만큼 높은 곳 이었다. 나는 남방항공을 이용했는데, 우리 이만큼 큰 회사야 라는 것을 알려주듯 다양한 비행기들이 같은 파란 옷을 입고 있었다. 1일 체류를 하려면 그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고해서 깐깐한 몸검사 후 3시간 정도 기다리고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항공사에서 제공해주는 무료 숙소를 가기위해서 셔틀 버스를 타야했기에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오늘 남방항공 이용했고, 호텔 셔틀버스 타고싶어. 어디로 가면 될까?"

라고 당연히 영어로 질문했는데 홍콩에서와 다르게 직원이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다.

물론 나도 잘하는 영어가 아니라서 못알아 들으셨을 수 있겠지만, 두분은 서로 눈을 마주본채

"얘 뭐래..?"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다른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일을 하시는진 모르겠으나 유니폼같은 옷을 입으신 분께 아까와 같은 질문을 했다. 다행이도 그분은 버스를 알아들으셨고 역시나 손짓,발짓,온 몸짓으로 버스 타는곳을 알려주셨다.


그렇게 버스타는 곳을 갔는데 이상하게도 전부 중국사람만 있었다.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에 왜 외국인이 한명도 없지? 라는 합리적 의심이 시작됐다. 또 분명 무료 버스라고 했는데 표를 사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뒤로 돌아 잘 안잡히는 와이파이를 열심히 연결하여 결국 네이버의 도움을 받았다.

전세계 어디서도 우리나라 '블로그'만큼 한국인에게 좋은 정보를 주는 플랫폼은 없지 않나 싶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드디어 버스를 탈 수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도 리셉션 한분이 계셨고 호텔 이름을 말하자 스티커를 주시며 말했다.

"눈에 잘 띄는곳에 붙이고 있어."

나는 어깨에 붙이라는 블로그의 조언대로 부끄럽지만 어깨 근처에 붙이고 있었고 한 20분 정도 지났을때 멋진 남성분이 나를 데리러 왔다. 그를 따라가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일어서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 호텔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또다시 불안함이 엄습했지만 믿어보기로 했다.


공항 밖으로 나서서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나를 데리러 오신 남자분이 핸드폰으로 뭘 찾아보는 듯 하시더니 내게 불쑥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의 핸드폰엔 "조금만 기다리시면 곧 버스가 도착할거에요" 라는 말을 번역한 구글 번역기가 띄워져있었다. 새삼 감동적이고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졌다.

버스가 곧 도착했고 버스에 올라탔다. 내게 친절을 보여주신 그분은 타지 않았다. 버스엔 오직 운전기사 아저씨만 타고 계셨다. 다시 시작됐다. 극도의 불안함. 차는 시원했지만 미친듯이 덜컹거렸다. 큰 회사와 연계된 차량이 그 어떤 로고도 없는건지 별개다 의심이 들었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해외로밍 완전차단'을 하고 온 상태라서 핸드폰이 있어도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마음을 감추고자 핸드폰으로 뭔가를 하는 척을 계속했고 바깥의 풍경을 찍기도 했다. 나의 무서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버스는 계속 도시를 벗어나 안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외지인이 하나도 없는 정말 사람사는 동네에 호텔이 있었던 것 같다. 더운 날씨탓에 웃옷을 벗고 자전거를 타는 아저씨, 길거리에서 맥주를 먹는 사람들. 그 어떤 간판에도 영어는 없고 오직 중국어만 쓰여있었다. 꽤나 넓은 상권을 지나 광장에서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티비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게되어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소 간판이 보였다.

버스가 완전 정차를 하고 기사아저씨가 내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함께 내렸고 아저씨는 내게 웃으며 "땡큐땡큐" 하면서 인사를 하셨다. 이렇게 좋은 인상에 아저씨를 내가 너무 의심한 것은 아닌지 죄송한 생각과 함께 "쎼셰" 라고 답했다.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한결 좋아진 순간이었다. 운전을 하실땐 살짝 터프하셨는데 참 친절하신 분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올라갔다. 끝도 없이 보이는 복도에 우리집 현관문 사이즈의 1.5배쯤 되는 문들이 다닥다닥 박혀있었다. 내 호수를 찾아 문을 열었는데 "중국은 뭘 해줘도 스케일이 다르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세명은 족히 쓸 수 있는 큰 방과 쇼파, 그리고 욕실이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그렇게 방을 살펴보는데 창문이 고장나 있었다. 문은 열려서 닫히질 않았다. 리셉션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수리해주시는 아저씨가 오셨다. 원했던 수리가 되진 않았으나 웃으면서 친절하신덕에 그냥 자겠다는 몸짓을 하고 그 커다란 침대에 몸을 뉘였다.

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또 한번 반성했다. 세상은 정말 넓고 내가 마주했던 좋지 않은 기사들은 일부일텐데 나는 직접 경험하지도 않고 선동되어 중국을 나쁘게 생각했다. 내가 직접 마주한 중국분들은 정말 친절하신분들이었다. 안일하게 판단하지 않겠다고 살아왔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고 있었음에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어 난 드디어 "멜버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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