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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새 Aug 24. 2020

작은 공항안에 큰 비행기들이 가득했던 튤라마린

호주 워킹홀리데이 기록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면 좋은점은

1. 수하물 용량이 크다.

2. 비행기 값이 저렴하다

3. 끊임없이 밥을 준다

밥 끝나면 디저트, 디저트 끝나면 밥_출처 : 굿버드 (유튜브)


단점은

1. 중국인이 많다.

2. 중국인이 많고

3. 중국인이 많다.

이건 절대 인종차별이 아니다.


시작이 좋았었다. 2-4-2 구조의 비행기에 앉았는데

난 원한대로 창문쪽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짐 없이 가벼운 비지니스차 멜번에 가시나 싶으신 여성분이 내 옆에 앉았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싶으신대 옆자리의 충전기가 고장난듯 보였다. 속으로 몇번이나 제꺼 쓰실래요...? 라고 물었지만 입밖으로 그 말이 나오진 않았다. 그녀는 승무원에게 요청해서 자리를 바꿨다. 편하게 가겠다는 생각에 들뜬지 30분만에 한 승무원이 다가와 물었다. "혹시 여기 다른 승객분이 앉아도 될까요?"

하.. 편하게 가긴 글렀구나 하지만 나에겐 잔머리가 있지. "아 근데 여기 충전기가 고장났어요" 라고 말이다.

충전기가 뭐라고... 핸드폰 있으나마나 데이터도 안되고 남방항공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보면서 가야했던 내겐 중요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꽤 중요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나의 잔머리는 또 통했고 거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 마냥 편하게 멜번까지 갈 수 있었다.

두자리 전부 내가 이용할 수 있었다. 개꿀.
내가 찍은 비행기 안에서의 하늘


언제나 비행을 가는 길은 설레지만, 비행기를 탄지 한 삼십분 정도가 되면 언제 내리지 하고 자꾸만 창문을 바라보거나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해보기도 한다. 중학교 다니던 시절 음악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있다.

난 절대 여행중에 차에서 잠을 안자. 그 순간을 눈에 담는게 진정한 여행이니까


그 이후로 나도 순간순간을 눈에 담아 생동감 있는 기억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저녁시간 외엔 잠을 안자게 되었다. 또 이렇게 팬대믹으로 인해 해외를 못나가는 순간에 살고 있지만 그런 살아있는 추억들은 또다시 나를 살아보게 만드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되어준다.


언젠가 지금 이 순간이 미치도록 그립고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 미친듯이 그 순간에 집중한다. 이 집중의 장점은 그 순간을 생각하면 그 날들이 피부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했고 입국심사에서 문제가 생길까봐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난 '갓한민국'국민이 아니던가.

프리패스했다.

해외에 나가서 여러 공항을 통과하며 느껴본 결과 대한민국 여권파워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때 진짜 국뽕에 취한다.

친구가 데릴러 나오기로 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앞서 일러준대로 지금 할인하고 있는 데이터 50 기가 짜리 유심을 샀다. 프리패이드였고 나는 매월 초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호주를 떠나기 직전까지 사용했다. 호주에서는 인터넷이 답답할까 걱정했는데 가끔 끊기거나 딱 한번 완전 끊긴 기억 빼고는 불편함 없이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당시의 나는 지금의 나와 참 많이 다르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나름 건강했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도 갖고 있어서 저녁에 마시는 커피는 내게 전혀 해가 되지 않았다. 유심카드를 사도 친구는 오질 않았고 나는 카페에 들어갔다. 뭐라도 하나 마실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번 주문해보싶다 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엔 맥주를 주문했지만 아마 카페 안에서는 먹을 수 없다고 했던 말에 그럼 커피를 달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커피를 시키고 2-3개월동안 꾸준히 나를 괴롭혔던 센트와 달러를 고르고 골라 계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렵지도 않은데 그땐 그 돈들이 왜이렇게 어려웠는지싶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는데 친구를 만났다.

너 왜 이제왔어....

친구는 중국인마냥 머리를 묶고 삼년전에 봤던 것 같은 체크 남방을 입고 왔다.

에코백을 매고, 지퍼백에 얌전히 몰티저스를 가득 담아서 손에 들고 말이다.

나의 첫마디는

"야 너 중국인같아" 였다.

이거 절대 비하 아니고 진짜 중국인 같아서 그랬다.


그리고 중국인 코스프레한 친구와 안다르 레깅스를 입은 누가봐도 한국인인 나는 그렇게 시티로 향했다.

밤은 추웠고 나의 열정은 정말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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