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색깔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오늘은 이번 주 일요일(8/29)까지 63아트에서 진행되는 전시 <뮤지엄 오브 컬러>를 소개하려 합니다. 전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색깔’을 다루고 있어요. “우리 삶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이자 “예술가들의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기도 한 ‘컬러’를 색채별로 체험하게 합니다.
01. “우아한 초대, 블랙”에서는 러시아의 사진작가 크리스티나 마키바(Kristina Makeeva)가 세계적인 명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동화 같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기다란 테이블에 차려진 성찬은 관람객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색채의 세계로 초대한다는 의미겠지요.
02. “레드”를 위한 공간입니다. 마키바의 사진들 중 붉은 색감이 강조되는 작품을 모아 “레이디 파파베르, 레드”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파파베르(papaver)’는 ‘양귀비’를 뜻하는데, 이 붉은 꽃의 꽃말은 ‘위로, 위안’이라고 해요. 빨강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녀온 색인데, 너무나 강렬해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힘을 가진 이 붉은 방에서 관람객들은 각자의 마음 속에 타오르는 열기를 느끼게 됩니다. 그 열기는 옆에 있는 이를 보며 느끼는 사랑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에 대한 분노일까요 혹은 미래에 대한 열정일까요?
03. “꿈결을 걷는 시간, 핑크”, 점점 더 짙어지는 핑크로 채색된 여러 겹의 아치형 구조물을 지나며 우리는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여기서 잠깐! 보통 핑크는 여자 아이들을 위한 색이라고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역사적으로 분홍색은 남녀모두에게 사랑받는 중립적인 색깔이었고, 오히려 (남자 아이들을 위한 색으로 여겨지는) 파랑보다 더 강력한 색채로 여겨졌습니다. 빨강은 전쟁의 신 아레스를 상징하는 색이었고, 그렇게 강렬한 의미를 지닌 빨강에 흰색을 섞어 만든 색상이 핑크였기 때문에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래서 18세기에 그려진 초상화에서 분홍색의 옷을 차려 입은 소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04. 네 번째 색채는 바다와 하늘의 색, “파랑”입니다. “내 기억 속의 바다, 블루”라는 제목의 이 공간은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섬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린 더글라스(Lynne Douglas)가 푸른 색의 자연 풍경을 담아낸 사진들로 구성됩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을 예술적으로 포착한 작품 앞에 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05. “9월의 어느 날, 선셋”에서는 가구 디자이너 윤새롬의 아크릴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윤새롬 작가는 월페이퍼가 주최한 ‘디자인 어워드 2018’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파네라이 넥스트 제너레이션 디자이너’로 선정되었던 젊은 아티스트로, 하늘의 다채로운 색채를 아크릴로 구현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아크릴을 소재로 사용하지만 마치 유리처럼 보이는 특성 때문에 ‘크리스털 시리즈’로 소개되는 오브제들은 어릴 적 작가가 필리핀에 머물며 바닷가에서 바라봤던 노을의 색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요. 미세하게 흔들리며 빛의 굴절과 반사 현상을 통해 색채의 끊임없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06. “봄날의 산책, 비비드”는 팝 아티스트 아트놈(ARTNOM)의 귀엽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공간입니다. ‘예술하는 남자’를 친근하게 낮추어 부르는 ‘아트놈’이라는 예명과 함께 자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캐릭터화한 콧수염의 ‘아트놈’, 아내를 위해 만든 토끼 소녀 ‘가지’, 그리고 실제로 작가 부부가 키우고 있는 반려견 ‘모타루’의 생생하고 선명한 색채를 보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유쾌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07. “순간의 마법, 레인보우” 섹션은 터키 출신의 사진 작가 예너 토룬(Yener Torun)이 담은 도시 풍경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이스탄불 기술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2014년 도시의 건물과 골목길을 찍는 것으로 사직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대상들이지만 작가 특유의 밝은 색채와 평면적인 공간감 덕분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새로운 장소로 재탄생됩니다.
08. “시들지 않는 정원, 그린”과 09. “너머의 환상, 컬러 팔레트”는 행복한 순간을 한 장의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컬러 팔레트”의 컬러풀한 벽면에 예술가들이 ‘색채’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이 적혀 있는데, 그 중 피카소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I want to know one thing. What is color?” 현대미술의 위대한 거장 피카소마저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색채”. 지금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어떤 컬러가 가장 밝게 빛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