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30일,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이런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혹은 본인이 자주 하는 말일수도 있을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지겨워서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들을 위해 하루를 의미 있고 소중하게 살아가는 나의 방법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매일 쳇바퀴 굴러가는 삶처럼 느껴진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작년 3월 30일,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당장 어제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이 안 나는데 무슨 개똥 같은 질문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언제 무엇을 하고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일이 같은 일상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하루 중에 출근을 하고 혹은 등교를 하고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씻고 잠을 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안에서 소소하게 벌어지는 일들은 굳이 기억하지 않으면 대부분 휘발되어 버린다. 게다가 우리의 뇌는 행복한 일보다 불행한 일들을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다시 그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생존 본능이다. 때문에 우리는 반복되는 일들만 기억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불행했던 일들만 기억에 남아 행복한 일이 별로 없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내가 주변에서 인생이 노잼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2가지가 있다. (진짜로 행하는 사람은 몇 못 봤지만)
짧게라도 일기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느껴진다. '하루를 기록하는 것은 하루를 소중히 살아가는 것이구나!'라고. 일기장에 행복한 내용들로 알차게 쓰기 위해 작은 행복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삶이 지겹다고 느낄 때, 일기장을 펼쳐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결코 나의 일상이 매일 똑같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1년, 2년 쓰다 보면 오래 전의 나의 일상을 보는 맛도 있다.
아까 내가 물은 "작년 3월 30일,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에 내가 대답을 하자면...
연봉이 올랐다고 한다.
고작 몇 프로 오른 연봉에도 저렇게 기뻐하는 걸 보니 귀엽기도 하다. 오래전 일기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도 있다.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기도 하면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니! 엄청난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일기를 쓰는 게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거창하게 쓸 필요가 없다. 하루에 일어난 일들, 그로 인해 느낀 기분이나 어떤 감정, 꼭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적으면 그만이다. 정말 아무것도 쓸 것이 없는 날에는 "아무것도 쓸 게 없다"라고 적어도 그만이다. 뭐라도 쓰기 시작하면 한 줄이 두 줄이 되고 두 줄이 두 문단이 될 것이다.
매년 연말정산을 하듯 연말 추억 결산을 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인상 깊은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고 그날을 다시 추억해 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의 가치관을 알아볼 수도 있다. 나에게 중요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가장 기쁜지, 언제 가장 슬픈지, 힘든지 알아가며 스스로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실 이 추억 결산을 적으려면 1년 치 일기를 톺아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 년 또는 한 달, 분기별 등 취향대로 해도 좋을 것 같다.
이 두 가지를 습관처럼 하게 된 이후로는 매일 같은 일상을 산다는 생각이 흐릿해졌다. 비슷한 일상을 살아도 그 속에서 '일기 각'을 찾으며 소소한 재미를 느낀다.
곰돌이 푸도 일기를 쓰는 것이 틀림없다.
오늘부터 '일기 각' 찾으며 살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