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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May 20. 2021

매일 여행, Coffee trip -

부다페스트 카페


카페 옆에 펼쳐진 거리를 눈에 담으며 햇빛을 내리쬐면 자연과 동화되어 커피 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

이름처럼 건강한 디저트와 샐러드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다음 날 아침에 마실 커피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면 수학여행 가는 중학생이 된 것 마냥 설레는 마음이 된다.

내 하루 일상에 노란 형광펜을 긋는 것처럼 하이라이트가 되는 순간, 바로 '커피 타임'-


오늘은 부다페스트 시내 중심 위주로 번갈아가며 출근 도장 찍듯 가는 카페를 추천해볼까 한다.


'각 나라에 가면 그곳만의 철학이 풍겨 나는 카페를 방문해봐야 한다'라는 것이 여행자들의 철칙인 양

우리는 모두(혹은 대부분) 이방인의 입장에서 각자가 눈여겨본 어느 cafe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로컬인들의 하루를 엿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라는 흡족한 마음을 품은 체 커피(와 디저트)를 마시며 동공을 확장시키고, 감성을 분출할 준비를 한다.








나에게 - 여행 중- 카페는,

가야 할 바를 몰라 헤맬 때 오늘의 테마를 명확히 설계해 주는 기준점이기도 하고,

외로움 감정에 휩싸여 마음이 허기지고, 다 관두고 쉬고 싶단 생각이 들 때 그저 생각 없이 향할 수 있는 최선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휴대폰 충전하듯 새로운 장소에서의 커피 한 모금은 '씩씩한 여행자 모드' 100프로를 만들어주는 완충제 역할이자, 내가 앞으로 잠시간 몸담게 될 장소를 탐색케 해주는 예고편 같은 것이기도 했다.

관광지는 건너뛰더라도 호기심 어린 골목길의 작은 로컬 카페는 놓치면 안 되는 곳이다.

여행 속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위해서라기보다 그 나라와 도시의 응축된 이야기와도 같은, 좀 더 고차원적인 그 무언가였다.




또 나에게 -일상 속- 카페는,

도심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여행이자,

현실과 기대 속 어딘가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나 자신에게 침착함을 허용시켜주는 곳이다.

일대다의 만남이 이곳만큼 자연스러운 곳도 없다 생각한다.

가만히 자리 잡고 앉아있노라면 어른이든 아이든, 커플이든 노인이든, 제 나름의 모습을 한시적으로 드러낸다.

주변을 힐끗 거리는 재미가 있는 곳, 그 안에 내 존재가 자연스러운 것이 퍽 재밌는 일이라고 여겨지는 곳.

일상 속 카페는 내게 '세상의 다양한 측면'들을 사실적으로 경험케 해주는 흥미로운 세계이다.








아무래도 부다페스트는 수도이기 때문에, 다양한 테마의 카페가 넘쳐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카페,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은 카페,

로컬 분위기 물씬 나는 카페,

남다른 컨셉을 지닌 카페 등

마음먹기에 따라 카페 백과사전 정도의 다양한 장소를 내세울 수 있겠지만

오늘은 카페 소개 1탄 격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책 한 권 들고 가 부다페스터가 된 기분으로 하루 보내기 + 커피 맛도 top!’

편안하게 건너가 볼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1. ECO CAFE - organic specialty coffee shop


부다페스트에서 꼭 밟아봐야 할 거리, 언드라쉬.

동유럽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끝에 개선문이 있다면, 부다페스트의 언드라쉬 거리 끝엔 영웅광장이!

거리 중반부와 영웅광장 사이에 자리한 '에코 카페'


카페 옆에 펼쳐진 거리를 눈에 담으며 햇빛을 내리쬐면 자연과 동화되어 커피 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

이름처럼 건강한 디저트와 샐러드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맛있는 커피는 덤이고 : )


특히나 싱그러운 초록의 봄과 잘 어울리는 곳이니, 지금이 적기!






2. FLOW



위에서 언급한 에코 카페, 바로 옆 건물에 또 하나의 매력적인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Flow(플로우)'

우리나라 성수역 어딘가에 있을 법한 트렌디함을 뽐내는 공간이다.


내부가 세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순수 카페식

2. 한 칸 더 들어가면 가벼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오픈형 키친이 들어서 있는 방(브런치 카페처럼)이 또 하나 나오고

3. 그 방 너머에 건물 내 야외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Simple is the best'란 말이 있듯 단순하게 구성된 커피 메뉴가 눈에 띈다.

(대체적으로 산미가 강한 편)

디저트와 브런치가 100% 비건 음식으로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Flow' -


* 머쉬룸 샌드위치의 맛이 기가 막히다! 고기의 탈을 쓴 버섯이 기다리고 있다.







3. MY LITTLE MELBOURNE coffee and brew bar


We love to make coffee for coffee lovers.


브루바

주변에 매력적인 카페나 bar들이 즐비해있다.


Madach Ter



부다페스트의 신도림(!),

Deak ter(데악 광장) 근처엔

젊은이들의 성지인 'Gozsdu Udvar(고주드 우드바르)', 'Kiraly utca(끼라이 우쩌)'등

펍, 카페, 레스토랑, 놀 거리 + 먹을거리가 풍부한 거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중에 한 곳이 머다치 광장 -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아치형 문 앞에 펼쳐지고 좌우에

뉴욕 스타일 피자집, 프렌치 스타일 브런치 카페, 베이글 맛집 겸 와인바 등

불금 보내기 좋은 장소이다.


'My Little Melbourne (마이 리틀 멜번)'

브루바(brew bar)와 카페가 나란히 붙어있다.

커피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곳이다.

브루바에서는 갓 내린 커피를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커피용품을 만나볼 수도 있으며

바리스타 과정도 학습할 수 있다.

그 옆에는 복층 구조의 카페가 있는데,

친구 중 한 명은 멜번 카페의 커피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중 하나라고 손에 꼽았다.

나 또한 이곳의 플랫 화이트를 좋아한다.


'마이 리틀 멜번'

카페 주인이 커피 강대국인 호주의 커피 문화에 반해

커피 맛을 데리고 온 것이 이런 멋진 장소가 탄생한 이유이다.

이름이 너무 사랑스럽다. 나의 작은 멜번.

내가 부다페스트를 사랑해 이 도시에 살아가고 있다면


이 주인은 멜번의 커피를 좋아해

부다페스트 안에 작은 멜번을 만들었다.



*참고로 이 포스팅엔 없지만

‘런던 소사이어티 카페'라는 상호명의

또 다른 어여쁜 카페가 있는데,

그 주인도 런던 꽤나 좋아하는 분이다.


멜번, 런던, 리스보아 등 각 도시의 이름을 딴

카페나 식당들을 볼 때마다

부다페스트와 사랑에 빠진 내 모습에

긍지를 갖게 된다. 동료애 비스무리한 감정도 생기고 말이다.


내가 이다음에 카페 사장이 된다면,

'Why Budapest'란 이름을 꼭. ^^






4. MADAL (1)

헝가리에서 만난 반가운 한글 : )
Gofri, 고프리(헝가리어로 '와플')


+


4. MADAL (2)

"LOVE, AND YOU WILL BE LOVED."



부다페스트, 스페셜티 카페 중 대표적인 'Madal'

수도 내에 세 군데의 '마달' 카페가 있다.


'좋은 커피, 좋은 카르마'가 이곳의 모토라고 한다.

(인도의 철학자, Sri Chinmoy의 별명인 madal에서 유래되었다)


매주 신선하게 로스팅된 커피를 맛볼 수 있고,

특히나 말차 라떼가 맛있다.


페렌치엑 광장(첫 번째 사진)에 자리한 마달 카페는

공간이 협소한 편이다.

복층으로 되어있고, 노트북 하기에 좋은 장소.

이 카페 우측에 자그마한 와플 맛집이 있는데,

놓치기엔 아까운 맛이니

'선 와플 + 후 커피' 코스를 추천해본다.


국회의사당 근처(두 번째)에 자리한 '마달'은

훨씬 널찍하다.

친구와 담소를 나누다가

바로 앞에 펼쳐지는 헝가리 국회의사당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또 하나의 별미스런 일상이 될 것이다.






5. KÁVÉTARSASÁG


헝가리어로 커피는 'kave(까비)'라고 발음한다.

그 이름도 어려운(!) 까비따르셔샤그!

한마디로 'The coffee company, 커피 회사'-

이름 따라간다고 했던가.

직장인들이 앉아서 수다를 즐길 법한 모양새를 갖췄다.


세체니 다리, 성 이슈트반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 주변이 부다페스트의 금융가이고,

유명 관광지들이 몰려있어서인지

동네 자체가 멀끔하고, 반들반들하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한 곳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조용하고 세련됐다.


나는 한국에 갈 때마다 이곳에 들러

원두나 캡슐 등을 사 간다.

커피 애호가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들이 많이 있고,

차(tea) 종류도 다양하게 있으니

내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6. Mantra Specialty Coffee Bar



만트라, '커피 성역'

이라는 타이틀까지 내붙인

스페셜티 커피 바.


2015년 즈음을 헝가리의 커피 르네상스기라고 명명하고 싶다.

그만큼 다양한 커피 문화가 형성되던 시기이다.

2014년, 처음 헝가리에 발을 내디뎠을 때가

세상 흔하디 흔한 '스타벅스'가 겨우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었던 태세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수십 개의 지점이 들어섰고,

많은 브랜드 커피가 카페나 레스토랑 등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단순 커피가 아닌 '좋은 커피'를 강조하고 동조하는

헝가리인들의 니즈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테마의 카페들이 현재까지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커피 애호가인 나로서는 기분 좋은 흐름이 아닐 수 없다.


헝가리 국립 박물관, 엘떼 대학교에서 부근

작은 골목에 숨어있다.


월드 챔피언 로스터,

루벤스 가르 델리의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만트라 커피 바로 달려가 진지한 자세로 커피에 임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






7. Six Letter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여섯 글자 'Six Letter'

C.O.F.F.E.E


단순하지만 큰 목표,

'부다페스트 최고의 -여섯 글자 -커피가 될 때까지'라는 카페의 철학 인상적이다.


왜 카페 이름이 6개의 편지일까 궁금했었는데,

편지가 아닌 ‘글자’란 뜻이었다.

('커피'라는 두 글자가 주는 힘이 지구 건너편 누군가에게도 강렬한 목표가 되다니..

커피란 이름으로 세계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랄까. )


알고 보니 더 사랑스럽다.

자세히 보아야 어여쁘다.


뉴거티역과 국회의사당 중간 즈음에 위치해 있다.


ALL-DAY Breakfast 도 즐길 수 있으니

브런치를 즐겨하는 이들에겐

하루 종일 기분 좋은 방문이 될 것이다.


*고소한 커피 맛을 좋아한다면! 바로, 이곳.






8. espresso embassy


그 이름도 유명한 '에스프레소 대사관'

부다페스트 자타공인 최고의 커피 맛을 자랑하는 카페 -

(트립 어드바이저 최고 별점)


espresso embassy라고 적혀 있는 검은 양문이

'어서 오세요,

우리가 커피의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을 거는 것만 같다.

(지하 동굴 같은 인테리어도 웅장한 인상을 준다.)


카페 주인의 이력도 화려하다.

환경 변호사로 일했던 Tibor Varady가

30세에 커피를 배우고, 바리스타로 직업을 전향해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본인만의 카페를 차리게 된 것.


변호사로 일했을 때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인해

호흡이 길어 피로감이 크고 그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다면

커피는 1분 안에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기쁨이 크다, 라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단순하면서도 꽤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피스타치오 크루아상(JMT)과 플랫 화이트(with 아몬드 밀크)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9. The Goat Herder - Espresso Bar


'더 고트 헤더 - 에스프레소 바'

수의대와 맥다니엘 대학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캐주얼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며

맛 또한 훌륭하다.

영국인 커플이 운영하고 있는데, 일종의 손맛이랄까.

작은 정성을 엿볼 수 있는 간식거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9세기 에티오피아의 염소 목축업자(칼디, 콩이 염소에게 미치는 효과를 보고 커피를 발견)에게 영감을 받아 지금의 카페 이름이 탄생했다고 한다.

수제 쿠키(초코칩 쿠키가 사르르 녹는다)의

맛이 특히나 일품이고, 베이커리류(맛있음)가 많아 커피와 함께 가볍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0. Kontakt - speciality coffeeshop

출처 : goole map



부다페스트 최고 번화가,

데악 광장(바찌 거리)이 옆, 구비구비

연결된 후미진 골목을 찾아 들어가면

숨겨둔 보물 같은 작은 상점들이 속속들이 나오는데,

Kontakt specialty coffeeshop(콘탁트 스페셜티 커피샾)도 그중 하나이다.


단출한 메뉴에서 '우리는 커피 맛 하나로 승부하겠다, 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No sugar

No Americano

No milk in drip coffee


Yes good coffee


설탕을 넣은 커피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동일한 커피 맛의 결과를 내기 때문에 눈속임에 불과하며 커피 맛 자체로 달콤함과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희석하거나 길게 늘인 커피는 더 이상 우아하거나 맛있는 커피가 될 수 없다.



두세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커피 향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불편함조차도 '좋은 맛을 위해서라면!'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양보할 수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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