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erbalist Nov 04. 2024

IFA 실무자를 위한 친절한 독일전시 가이드

아이데틱 종군기자의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출장기 

IFA 2024 South Entrance


IFA 오픈 한 달 전부터 부스를 세우다.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는 전 세계 가전브랜드들이 야심 차게 몰려오는 대규모 국제 가전박람회이다. 한국에서 접했던 모터쇼, 게임쇼의 최대 부스 사이즈보다 3배나 넓은 공간이 1개의 브랜드관으로서 운영되기도 한다. 우리 회사도 같은 케이스였다.


'아이데틱'은 '메이디(Midea)' 기업의 마스터 에이전시로 IFA 전시 기획과 시공, 운영을 총괄하였는데 메이디는 5.1Hall을 전체 사용하였다. 약 800평가량 넓은 공간에 부스를 세우고 공간을 스타일링하기 위해 우리는 전시 오픈 한 달 전부터 메세 베를린에 진입하게 되었다. 내가 종군기자로서 전시장에 이렇게 일찍 간 경우도 처음이었다.


큰 규모의 부스이거나, 설치 난이도가 높은 디자인일 경우, 메세 베를린 운영 사무국에 미리 허가를 받고 시공을 착수하는 게 필요하다. 이 밖에도 운송, 전기, 인터넷 등 전시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항목에 대해 IFA eZone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을 하며, 기한이 정해져 있기에 사전 계획 하에 준비해야 한다.

★ 2024 IFA의 Super early 일정은 7월 29일부터 시작되었고, 공식 시공 일정은 8월 26일이었다.


IFA eZone Link

→ IFA 운영사무국에서 참가사 전용 ID를 전달해 주면, 해당 사이트에서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전시장의 공기와도 같은 'Show Service'


가전박람회 같은 경우에는 세탁기, 인덕션 등 기타 생활가전들이 종류별로 시연되기 때문에, 제품들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필수적인 유틸리티들이 잘 세팅되어야 한다. 인터넷, 전기는 기본이고 물 급배수와 후드(환풍시스템)까지 설치를 하고 있다. 사실 이 밖에도 전시장 소방 규정에 맞는 스프링클러 설치 또한 필수적이다. 해외전시에서는 이러한 항목들을 'Show Service'라고 칭하는데, 부스 설치부터 운영, 철거까지 전시 실행을 위한 전시장의 공기와도 같다.


메세 베를린이 수많은 글로벌 참가사를 유치하면서 IFA 전시의 명성을 이어온 데는 기능적인 편의 서비스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FA를 준비하면서 참고해야 하는 Show Service 항목과 신청 일정은 어떻게 될까?


★ 기타 서비스 신청 사이트

IFA E-Zone 

→ Exhibitor Badge & VIP Parking Ticket 신청

Messe Berlin eShop

→ TV, 가구 등 하드웨어 렌탈, Stand Security 신청


참가사는 필요에 따라 특정 서비스를 신청하면 되는데, 전시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기획단계부터 제품 시연에 필요한 쇼서비스와 일정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차는 어디에? 

우버는 어디로? 

픽업은 어디서?


IFA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의 크기는 내가 이제껏 경험해 본 전시장 중에서 가히 압도적이었다. 약 48,000여 평에 달하는 행사장을 5일 전시기간 동안 꽉꽉 채워서 관람해야 할 정도이다. 전시장 안에는 셔틀버스가 다니고, 공원에 버금가는 정원이 센터에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미로 같은 전시장과 수많은 인파들, 21만 명이 방문하고 1,800개 기업이 참가하는 국제전시회에서 '주차'는 실무자에게 늘 어려운 관문이다.


IFA 2024 Site Map


지도를 보면 P표기가 되어 있는 주차장이 전시장 외곽으로 형성되어 있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실제 홀까지 도보로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다. 이래 저래 짐을 들고 이동하는 실무자에겐 꽤 험난한 길일지도..

그럴 경우에, 미리 'VIP Parking Ticket'을 신청하면 홀과 가까이 진입이 가능하며 주차를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비용이 상당히 사악하다. 전시기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으며, 차 1대당 509유로를 내야 한다. 

★ 전시 오픈 2주 전까지 신청 / 이후 금액 인상 


VIP 주차티켓을 소지하지 않은 차량은 하루 20유로의 주차비를 지불하고 전시장 바깥쪽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메세 베를린 북쪽(18~20홀 방향)에는 무료로 주차가 가능한 구역이 있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1대의 차량을 VIP 주차티켓을 구매해서 홀 가까이 주차했고, 다른 차량들은 'Hub27' 전시관 앞 P17존에 매일 20유로 주차비를 내고 이용했다.


비싼 주차비.. 


실무자를 위한 주차 꿀팁 요약

1. VIP 주차권을 소지한 차량은 전시장 입구에 있는 운영요원이 주차권의 바코드를 스캔하여 출입을 허가하고 있으며, 전시 오픈 이후에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IFA 뱃지 또한 확인하고 있다.

2. 공식 시공일정 보다 일찍 시공을 시작하는 참가사는 홀 근처에 무료로 주차를 할 수 있지만, 8월 26일(공식 시공일정) 이후부터는 전시장 게이트 안에 주차할 때, 별도의 주차티켓을 발급받아야 한다.

3. 전시장 바깥쪽 주차장에는 현장에서 주차권(20유로)을 결제하고 이용 가능하지만, 전시장 게이트 안쪽까지 들어와서 주차하고 싶은 경우에는 주차권을 온라인에서 구매 후, 주차티켓부스에서 수령해야 한다.  

4. 메세 베를린 서쪽 P18존에 주차티켓부스가 있는데, 안내문에 있는 QR로 접속하여 온라인 구매만 할 수 있으며, 구매 확인이 되면 티켓부스에서 주차권을 수령할 수 있다.


P18존 주차티켓부스 & QR 구매 안내문


독일 현지PM이 알려주는 우버 픽업 포인트


호텔에서 메세 베를린까지 첫 우버(Uber)를 이용할 때, 도착지 포인트를 'ICC 베를린(Messe Berlin)'으로 했더니 기사님은 전시장과 한참 먼 곳에 나를 떨궈주었다. '우버이츠'로 도시락을 주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게이트 안까지 들어올 수 없는 배달기사들은 밖에서 빙빙 돌며 나를 찾아 헤매었고 나 또한 우버기사님과 상봉하기까지 몇 개의 포인트를 왔다 갔다 반복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다가 South Entrance와 가까운 우버 포인트를 알게 되었다. 남쪽과 가까운 홀에 있는 참가사들은 'Hub27 Berlin'을 기억하라! 


25 Gate 옆 Hub27 Berlin 건물 & 우버 픽업포인트 표지판


Hub27 Berlin은 메세 베를린에서 규모를 확장시키고자 2019년에 오픈한 신식 전시관이다. 건물 앞에 주차장이 있고, 화물트럭들이 진입하는 'Gate 25'와 가장 가깝다. 게이트 안쪽에 있는 홀과는 달리, 바깥에 위치한 건물인지라 택시나 배달기사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고, 건물 앞에 잠시 대기할 수 있어서 물건을 픽업하기에도 용이한 장소이다. 





현장의 변수! 베를린에서 그래픽을 출력하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그래픽들이 전시 공간에 부착이 되면 이제 정말 끝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제 역할을 하는 그래픽들은 오차도 확연하게 눈에 띄기 마련. 부스 구조물이 세워지고 공간감이 생기면 글씨가 작아 보이는 경우가 있고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그래픽 수정을 요청하는 일도 생긴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도 늘 발생하는 일이라 우리의 해결책은 현지에서 공수하는 방안이다. 출장을 가면 가장 우선적으로 현지 그래픽 출력 업체를 찾아 답사를 하고 있다. 5-6군데를 돌아다니면서 3가지의 조건을 따져 보는데 첫 번째는 위치, 두 번째가 제작 시간, 세 번째로 원활한 대응이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소재로 출력이 가능할 경우이다. 한국과 다르게 독일은 영업시간이 짧아서 두 번째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를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 


반나절을 발로 뛰며 얻은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전시장과 호텔 모두 가까이 위치한 그래픽업체를 찾았고, 퀄리티 체크를 위해 테스트 발주를 넣어 보며 눈으로 직접 제작물을 확인했다. (아, 독일어를 능숙하게 하는 스탭이 있다면 원하는 방향대로 소통이 잘 될 수 있기에 제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변수가 많은 현장에서 현지 그래픽 제작업체는 희망의 단초가 될 것이다.



ReproBerlin

주소 : Hardenbergstraße 7, 10623 Berlin (메세 베를린에서 차로 14분)
연락처 : +49(0)30 - 315 28 21
운영시간 : AM 9:00 ~ PM 7:00
제작시간 : 24시간 내로 제작 (오후 6시 전까지 전달 시, 다음 날 수령 가능)
제작가능한 소재 : 포맥스 5-10mm / 폼보드 / 유광투명 UV인쇄




아. 이것도 구해야 하나요?


한국은 쿠팡이라는 든든한 물류강자가 있다. 없는 물건을 찾는 게 더 어려운 쿠팡은 하루배송이라는 서비스로 실무자에게 신속한 공급처가 된다. 해외는 어떨까? 아마존 사이트에 기대어 물건을 구하기도 하지만 쿠팡만큼의 빠른 배송을 보장하긴 어렵다. 갑자기 왠 쿠팡과 아마존이냐면?


가전박람회는 커피머신 시연을 위해 원두와 우유를 계속 채워야 하고, 공간의 컨셉과 기호를 드러내는 오브제와 플레이팅 접시, 케이터링용 다과 등 생활 속 사물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심지어 이번 IFA때는 젤리캣 인형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하하..


베를린 샵의 특징은 마트에서 양면테이프, 건전지, 종이컵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게 아니고, 다이소와 유사한 가게가 있어도 물건이 한정적이라서, 물품에 따라 판매하는 상점들이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치명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메세 베를린에서 가장 가까운 샵들은 어디일까?



Rewe 

독일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베를린 전역에 다수 있음

주소 : Theodor-Heuss-Platz 6, 14052 Berlin 
(메세 베를린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 북문에서 10분)
연락처 : +49(0)30 - 301 131 47
영업시간 : AM 6:00 ~ PM 10:00 (일요일 휴무)
판매 : 물, 음료, 간식 등 식료품


REWE 슈퍼마켓은 우리에게 음료 공급처였다


Bauhaus

독일의 대형 DIY 및 홈인테리어, 철물업체

주소 : Kurfürstendamm 129A, 10711 Berlin
(메세 베를린에서 차로 5분 소요 / 주차 공간 넓음)
연락처 : +49(0)30 - 890 468 00
영업시간 : AM 7:00 ~ PM 8:00 (일요일 휴무)
판매 : 공구, 건축자재, 양면테이프, 건전지 등


각 종 공구와 건축자재, 도구들이 가득한 바우하우스


IKEA

가구 및 인테리어용품 체인샵

주소 : Gewerbehof 10, 13597 Berlin
(메세 베를린에서 차로 15분 소요)
영업시간 : AM 10:00 ~ PM 8:00 (일요일 PM 1:00 ~ 6:00)
판매 : 가구, 가정용 생활용품, 부엌용품 등 


여기서 하나 더 꿀팁!을 공유하자면, IFA는 B2B전시 특성상, 비즈니스 미팅이 주를 이루는 전시이기에 사람들 간의 사교에 초점이 맞춰진 고급 핑거푸드를 준비해야 한다. 배불리 먹기 위한 것이 아닌 보고 남기기 위한 콘텐츠 역할로서도 케이터링은 유럽 전시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양보다는 스타일링이 더 중요한데, 전문 케이터링 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주문할 경우, 맛과 스타일에 있어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그럴 때는 베를린에 있는 Kadewe 백화점 식품코너 디저트를 구매해서 세팅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Kadewe 백화점 식품관에서 구매한 케이터링용 디저트들


Kadewe

베를린 고급 백화점

주소 : Tauentzienstraße 21-24, 10789 Berlin
(메세 베를린에서 차로 15분 소요)
연락처 : +49(0)30 - 212 10
영업시간 : AM 10:00 ~ PM 8:00 (일요일 휴무)
판매 : 6,7F 대규모 식품관으로 고급 디저트, 와인, 치즈, 카나페 등 




IFA 2024 X EIDETIC 


현장이 곧 배움이 되는 해외전시


해외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브랜드 마케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비싼 해외전시에서 멋진 공간들을 만들고 연출하니, 감각 있어 보이고 멋진 직업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몸이 고생하는 일이 더 많고, 주차 하나에 난감해하고, 무거운 소품을 들고 나르는 일이 부지기수다. 생각지도 못할 만큼 사소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큰 어려움으로 돌아오는 일이 허다한 해외전시, 그런 순간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충분한 준비와 경험밖에 없다. 우리는 수십 번의 식은땀을 흘리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노하우를 쌓았다. 실무자들이 IFA 전시의 특성을 좀 더 잘 알고 대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한 이 글이 당신의 빈틈을 채우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길 바라며 -



작가의 이전글 글로벌 최대 가전박람회 IFA 기획의 정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