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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Nov 01. 2023

쌍둥이 육아의 핵심

쌍둥이를 기를 때  기억해 주세요. 


아동심리치료사, 아동심리상담사, 놀이치료사 등으로 일한 지 19년째다. 함께 공부한 동기들이나 동료 상담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내담자 중 쌍둥이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필자가 쌍둥이 엄마라는 것이 영향을 준 듯하다. 쌍둥이를 길러본 사람이 쌍둥이 육아의 고민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쌍둥이 맘 카페 같은 쌍둥이 커뮤니티에 누군가 소개를 했는데 쌍둥이 육아 상담이 많다. 쌍둥이를 기르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공통된 고민이 있고, 도움이 되고자 정리해 본다. 




#1. 언니, 누나, 오빠, 형 같은 호칭을 사용해야 할까요?


사람마다 가정마다 기준이 다르다. 조부모님의 강력한 주장으로 사용하는 집도 있고, 부모의 의견으로 사용하는 집도 있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리지는 않는다. 다만 서열 호칭을 사용할 경우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실제로 상담한 사례 중 다음과 같은 일이 종종 있었다. 언니 동생으로 호칭을 사용하는 쌍둥이 자매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서로 다른 반을 했는데(참고로 초등학교 입학 전 학교에서 연락이 온다. 같은 반과 다른 반을 선택할 수 있다) 언니 쌍둥이와 친하게 지낸 친구가 동생 반에 와서 


"나 너네 언니 친구니까

나한테도 언니라고 불러"


동생 쌍둥이는 당연히 언니 친구니까 언니라도 불러야 하는 줄 알고 언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부모는 쌍둥이 언니만 언니고 다른 아이들은 친구라고 알려주면서 속이 상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일어난다. 또 쌍둥이 둘이 같은 반인데 한 명이 다른 쌍둥이에게 언니, 형이라고 부르니 다른 친구들이 동생을 약간 어리게 대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호칭이 주는 힘이 있다. 따라서 호칭을 사용할 것이라면 확실하게 다른 친구들은 동급생이고, 쌍둥이만 언니 형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참고로 필자의 아들 쌍둥이들은 서로 이름을 부른다. 주변 쌍둥이가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2.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같은 반이 좋을까요? 다른 반이 좋을까요?


약간 과장해서 100번도 넘게 들은 질문이다. 그런데 사실 같은 반이냐 다른 반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둘 사이가 의존적이지 않다면 같은 반을 해도 되고 다른 반을 해도 상관없다. 지인 중 유치원 선생님이 있다. 언젠가 반에 남매둥이가 있는데 고민이 된다고 했다. 남매둥이 중 여자 친구가 누나였는데 발달이 빠른 편이고, 동생은 발달이 약간 느렸다. 동생이 누나를 많이 의지하여 활동 중 가위질이 어려우면 누나를 부르고, 색종이 접기가 어려우면 누나를 불렀다. 누나는 당연하게 다 해준다고 했다. 때로는 약간 어렵다 싶은 활동이 있으면 누나를 부르지 않아도 먼저 가서 동생 것을 해준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도와주고, 신발도 신겨준다. 도움이 자연스러운 것을 볼 때 가정에서도 동생을 도와주는 누나로 지낼 것이라고 했다. 쌍둥이 육아에 지친 부모는 빠른 한 명이 느린 한 명을 도와주면 솔직히 고맙다. 그러나 이것은 동생에게도 누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립된 동급생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같은 반이어도 된다.


 "쌍둥이는 둘이만 논다. 다른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들었다. 분리된 관계로 지낼 수 있다면 같은 반이도 되고, 이것이 어렵다면 다른 반을 추천한다. 발달이 느리거나 의존적인 쌍둥이가 불안하여 다른 쌍둥이에게 살펴주라고 같은 반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도움을 주던 둥이가 다른 둥이를 구박하고 귀찮아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같은 반이냐 다른 반이냐 보다는 각각 독립되어 분리되었느냐가 중요하다. 필자의 쌍둥이들은 같은 반이고, 각각 베스트 프렌드가 따로 있다. 유치원 때는 같은 반 친구가 둘이 쌍둥이인 줄 몰랐다가 뒤늦게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던 일도 있었다. 내년엔  다른 반을 신청했다. (참고로 학기 말에 담임선생님께 내년에 같은 반을 원하는지 아닌지 전화가 온다. 내년엔 서로 다른 반을 원했다)



 

#3. 꼭 세트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쌍둥이들은 옷, 신발, 가방 등을 똑같은 것으로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과 같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그런데 어느 정도 크면 꼭 세트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이유는 각자 독립된 관계를 위해 각자 입고 싶은 것을 입게 하자. 그런데 이런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케줄이다. 


같은 학원, 같은 방가 후 과목, 같은 문화센터 등 세트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학년이 같으니 같은 수업을 듣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솔직히 같이 다니면 부모가 편하다. 자라면서 각자 배우고 싶은 것이 다르고, 취향, 취미, 관심사가 다른데 세트로 다니게 하면 한 명이 불만이 생긴다. 둘 다 배우고 싶은 것이 같다면 상관없지만 한 아이가 배우고 싶다고 하여 다른 아이까지 배우게 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스케줄로 분리된 생활도 하게 하자. 






둘이 같이 커서 편한 점이 있죠.

둘이 같이 그리고 따로 키워요. 




덧붙이는 말 - 쌍둥이 육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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